난이도가 높은 고소(高所) 트레킹의 가장 큰 위협요인인 고산병의 집요한 선제공격으로부터 살아남으려면 적극적으로 선제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동일한 상황조건에 처한 트레킹 여행자 중에서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걸으면 걸을수록 고산병에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히말라야 등 고지 트레킹에 나서서는 답답하게 보일 정도로 천천히 걷는 게 가장 중요한데 하루에 해발고도 500m 이상 오르는 건 좋지 않다. 그리고 트레킹 첫 출발지를 반드시 해발 3000m 아래에서 잡아 신체가 고소환경에 서서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틀 동안 고도 1000m 정도를 오르고 나서는 고소적응 차원에서 이틀은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숙소는 그 날의 도착지보다 낮은 곳으로 내려와 잡는 게 컨디션 유지에 효과적이다. 그리고 선제대응 차원에서 고산병 예방약인 다이아목스는 트레킹에 나서자마자 하루에 두 번, 혈액순환제 징코민 등은 출국 몇 개월 전부터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좋다. 물은 가능한 많이 마시되(하루에 2ℓ 이상) 음주와 흡연은 금기시 하는 게 지혜롭다. 머리와 몸을 항상 따뜻하게 해야 하는데 잠잘 때는 털모자를 꼭 착용하면 적지않게 도움이 된다. 높이 올라갈수록 체온유지 차원에서 머리를 감거나 샤워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게 고소 트레킹 고수들의 체험에서 나온 불문율이다.

고산병의 첫 신호는 두통인데 저녁 무렵에 두드러져 밤 시간에 더욱 심해진다. 조금 더 심하면 밥맛이 없어지고 무기력증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아스피린과 타이레놀을 복용한다. 심한 경우 매스꺼움과 현기증 등으로 혼미해지면 무조건 직사광선을 피해 휴식을 취하며 물을 많이 마신다.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머리가 깨질 것 같으면서 구역질이 반복되고 주변이 빙글빙글 돌고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하산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최악의 경우에는 분당 120회 이상의 이상 심장박동에 의식불명 등의 혼돈지경으로 빠져든다. 이럴땐 욕심을 버리고 우보 전략으로 트레킹에 도전하는 치밀한 전략 수립과 실행이 중요하다. 한 가지 꿀 팁은 고산병 치료 비상약으로 회자되는 비아그라와 타이레놀 등도 출국 전에 꼭 챙겨 나가자.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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