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갈림길 훈련경험 중요 나·가족위해 적극 참여해야

지난 2009년 1월 15일 승객 155명을 태운 A320 1549편 항공기가 갑작스런 새떼와 충돌 후 뉴욕의 허드슨 강에 불시착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사고당시 기장을 비롯해 승무원과 관제탑 등 사고 관계자의 침착한 대응으로 탑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살아남은 `허드슨 강의 기적`을 이루어 냈다.

이 기적은 사실상 기적이 아니라 평소 반복된 훈련의 결과였다.

당시 기장 슐렌버거는 허드슨강의 기적을 만든 비결을 평소 훈련으로 돌리면서 동료 조종사들도 자신과 똑같은 판단과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난은 초기 대응에서 삶과 죽음이 판가름 난다고 할 만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때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 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의 단순한 차이가 생(生)과 사(死)를 가른다. 이 차이를 극복 할 수 있는 것은 평소 훈련뿐이다.

재난은 예고 없이 갑자기 닥쳐온다. 평소에 대응요령을 익혀두지 않으면 실제 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매년 반복적으로 재난대응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12번째를 맞는 `2016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5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 동안 중앙부처와 모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489개 기관과 국민이 함께 참여해 총 753회의 실전중심 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과거 대규모 피해지역 주민, 어린이, 노약자 등 재난취약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주요 대피훈련에 함께 참여해 재난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역량과 안전의식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둔 국민 체감형 훈련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지진은 물론 테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혼선, 감염병, 선박사고, 공항통제 등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주요 재난에 대해 국가의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훈련이 실시된다.

아울러, 그동안의 기관별 자체훈련을 벗어나 관련되는 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 훈련을 실시해 협업체계를 강화한다. 이러한 주요 훈련들은 초기 대응 과정인 구조 단계부터 이재민 구호, 응급복구 등 수습, 복구단계까지 종합적으로 실시해 전반적인 재난대응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 의무이다. 정부는 방재시설 및 장비확충, 법·제도정비, 전문인력 확보 등 다양한 재난안전정책을 추진, 국민보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최근 재난이 다변화, 광역화, 거대화되면서 효과적인 목적달성을 위해 국민의 자기책임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의 자기책임이 맞물려야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각종 재난으로부터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난대응에 대한 1차적 책임은 각 재난관리책임기관에 있지만, 정부가 모든 재난을 완벽히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재난현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재난대응은 내가 담당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의존적 태도이다.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2016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통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역량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번 훈련을 계기로 나와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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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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