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통제 시스템 허술 50대 길 잃고 헤매다 진입 3월엔 여객기 충돌 위기도

[청주]항공기 충돌위기에 이어 승용차가 활주로를 질주하는 사고가 발생한 청주 국제공항 관리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공군 17전투비행단에서 열린 지역 산학기관장 초청 만찬에 참석했던 50대 여성이 청주 국제공항 활주로를 아무런 제지 없이 진입했다. 만찬이 끝나기 전 먼저 자리에서 빠져나온 이 여성은 부대 내에서 내비게이션이 작동되지 않은 탓에 길을 헤매다 부대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 활주로로 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국제공항과 활주로를 함께 사용하는 17전투비행단은 활주로로 진입하는 도로에 초소가 설치돼 있고 헌병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이 여성의 차량을 제지하지 않았다.

활주로로 들어선 이 여성은 10여분 간 차를 몰다 타이어가 펑크 나면서 멈춰 섰다. 공항 관제탑이 뒤늦게 발견하고 조치를 취해 별다른 사고 없이 이 차량을 활주로 밖으로 옮겼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 소동으로 이날 오후 9시 15분부터 9시 40분까지 25분가량 항공기 4편의 운항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9시 20분 도착 예정이던 이스타항공 704편은 관제탑으로부터 공항 주변 상공에서 대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20여분간 청주 국제공항 상공을 맴돌았고 청주에서 푸동과 하얼빈으로 향하려던 국제선 항공기 2편은 10여분 정도 지연 출발했으며 제주에서 출발, 청주로 들어오던 국내선 항공기도 속도를 늦춰 10여분가량 지연 도착했다.

이번 사고는 군 당국의 출입통제 허점으로 빚어진 것으로 파악되지만 민간항공기 운항에도 지장이 있었던 만큼 국토교통부에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 국제공항의 황당한 사고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3월 18일에는 착륙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와 이륙하려는 중국 남방항공 여객기가 충돌할 뻔한 `준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밤 10시 12분쯤 제주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 KE1958편이 청주 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해 속도를 줄이던 중 중국 남방항공 여객기가 정지선에 대기하지 않고 활주로 쪽으로 진입하려 했다. 다행히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를 발견하고 활주로 좌측으로 붙어서 착륙 남방항공 여객기와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당시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수학여행을 다녀오던 청주 모 고교생 100명과 교사 6명 등도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제탑은 당시 남방항공 여객기에 이륙 허가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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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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