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수요프리즘] 지역에 기반한 사회적경제를 생각한다

2016-05-04 기사
편집 2016-05-04 05:52:23
 윤평호 기자
 news-yph@daejonilbo.com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함께 할수 있는 '자원' 발굴 주민 역량강화·이익 환원 협동·연대해야 지속 운영

첨부사진1
윤리적 소비, 공정무역, 공유경제 등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통해 삶을 일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만큼 부익부빈익빈의 자본주의적 질서로는 더 이상 답이 나오지 않아서 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꿈꾸는 사회적경제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

사실 사회적가치와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많은 사회적기업가들이 그냥 돈 벌기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 사회적 가치까지 실천해야 하냐고 호소하기도 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잃지 않고자 노력하는 기업가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협동과 연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경제 조직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어느 한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있다면 그 가게가 특별한 장점이 없는 한 지역 사람들이 꼭 그 가게를 이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필요에 의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가게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구나 그 가게가 내 생활의 필요를 충족시켜 준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망하지 않도록 도울 것이다. 이것이 영국의 로치데일 협동조합의 시작이었다. 정직, 공개, 사회적 책임,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의 윤리적 가치를 신조로 협동조합을 운영한 것이 번창의 요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사회적 경제 조직들도 원칙적인 부분을 먼저 생각할 때이다. 우리가 왜 이 조직들을 시작하였는지 지역에는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등의 초심을 현재 어렵다고 해서 지키지 않는다면 금세 사람들의 관심이 식을 수 있고 함께 하자고 설득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충남 홍성의 홍동마을에는 '뜰'이라는 마을카페가 있다. 소위 동네 주당들이 개인이 운영하던 술집이 문을 닫자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안전하고 편하게 술을 먹을 수 있고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만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재능과 자원이 결합되었고 그랬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을 가진다고 한다.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도 고민하여 맥주 한잔을 먹을 때마다 500원을 마을기금으로 적립한다고 한다. 홍동만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이러한 마을카페들이 확장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람들의 관계망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어떤 기업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은 우선 그 목적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말한다. 인적, 물적 자원동원이 지역에서 일어나야 한다. 또한 지역민을 역량강화 할 수 있고 그 이익이 지역으로 흘러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기업이 있다면 함께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렇게 공동체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 들을 만드는 것이 사회적 경제이다.

사회적 경제를 실천하는 사람들도 좀 더 지역을 폭 넓게 생각하며 활용하면 좋겠다. 지역을 플랫폼으로 생각한다면 연결할 수 있는 것 들이 너무 많다. 예를 들어 대학에는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이 있지만 그동안 지역과 연결되지 않아 대학 졸업 후 학생들이 모두 수도권에 올라가버리기 일수였다. 지역에서 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공동체 세움에서는 대학과 지역의 멘토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청년학교를 시작하였다. 뜻이 있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서로 정보가 없어 연결되지 않았던 것 들을 연결하면 된다. 이렇게 청년과 지역의 상생을 이루려고 한다.

사실 상상력만 발휘하면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꼭 사업의 측면으로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지역에 자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조금 더 면밀히 당사자들을 모으고 연결할 수 있는 지역 자원을 맵핑하면 가능할 것이다. 청년세대 뿐만 아니라 인생이모작세대들이 자신들의 삶을 지역 내에서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던지, 육아의 문제를 공동체를 꾸려 해결한다던지 등등의 상상을 함께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제 함께 시작해 보자. 어쩌면 지역은 우리에게 자유이용권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김혜경 공동체 세움 이사장·백석대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news-yph@daejonilbo.com  윤평호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