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공사후 수년째 방치 "비오면 진흙탕" 불만 대전시 "새 산책로 조성… 해당구역은 진입불가"

 대전시 유성구 유림공원 인근 KAIST방면 갑천변 인도. 지난 2012년 생태습지 조성사업 당시 기존 인도를 드러낸 이후 4년째 흙길로 방치돼 있다.  김대욱 기자
대전시 유성구 유림공원 인근 KAIST방면 갑천변 인도. 지난 2012년 생태습지 조성사업 당시 기존 인도를 드러낸 이후 4년째 흙길로 방치돼 있다. 김대욱 기자
2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구 유림공원 인근 카이스트(KAIST) 방면 갑천변. 시민들이 산책할 수 있도록 조성된 인도가 흙 바닥을 드러낸 채 방치돼 있었다. 일부 구간은 바닥이 움푹 패여 있었으며 성인 남성의 주먹크기 만한 돌이 군데군데 노출돼 있는 탓에 야간에 이 곳을 지나는 시민들의 안전사고도 우려됐다. 조명도 설치되지 않았으며 이정표마저도 없었다. 비가 내렸던 지난달 27일의 경우 인도는 진흙탕으로 변해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유성구에 거주하는 임태경(31·여)씨는 "몇 년전에 인도 공사를 실시한 이후로 인도가 2개로 나뉘었는데 해당 인도는 공사 이후에도 전혀 보수관련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갑천변 산책을 자주하는데 공사 이후에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의아했던 적이 많다"고 말했다.

해당 인도의 비포장 구간은 천변을 따라 유림공원에서부터 엑스포과학공원 방향으로 500m 가까이에 달한다.

지난 2012년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천변생태습지 조성공사 이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대전시는 생태습지조성을 위해 갑천변 안쪽으로 나무데크 등을 설치, 새 인도를 조성했지만 기존 인도는 공사 이후 흙길로 방치돼 왔다. 시민들의 휴식처가 4년 사이 갑천변의 흉물로 전락한 셈이다. 갑천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시는 해당 구간이 산책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갑천변 안쪽에 새 인도를 조성했기 때문에 해당 구간은 사실상 진입이 금지돼 있다는 것. 해당 인도에 시민들이 인위적으로 진입하면서 생겨난 길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인도 진입로에는 이정표 등 최소한의 안내문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 2012년 이전 조성됐던 인도와 방향이 이어져 있어 진입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조성된 생태습지 또한 수풀이 우거진 채 방치돼 있는 탓에 생태습지로 마련했다는 수변공간도 설득력이 떨어졌다. 시는 해당 인도에 대한 현장방문 실시 후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인도는 과거에 인도로 사용됐었지만 생태습지조성사업 이후 생태습지 보존 차원에서 사실상 진입이 불가한 구간"이라며 "시민들이 진입을 하게 되면서 인위적으로 길이 생겨난 것으로 현장점검을 거쳐 관련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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