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 신세계에 요청

대전 원도심의 대표적 공사 중단 건축물인 메가시티가 문제 해결의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총 21차례 공매 유찰 뒤 수의계약의 길이 열린 가운데,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매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대전시, 경제계 등에 따르면 권선택 대전시장은 최근 ㈜신세계에 메가시티 매입·준공과 수분양자 구제를 요청했다는 것. 이에 신세계측은 메가시티 매입과 관련한 권리관계, 매입 후 활용 방안 등을 놓고 다각적 검토에 들어갔다.

대전의 중심인 중구 대흥동 중앙로 4거리에 위치한 메가시티는 8년째 공사 중단으로 인해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대표적 사례다. 갤러리아 동백점 건너편 옛 한일은행 대전지점 자리에 건축연면적 4만 6407.7㎡에 지하 8층, 지상 15층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었지만, 건축주 자금사정 악화와 시공사 법정관리(2010년 4월)로 인해 지난 2008년 10월 공사가 중단됐다. 원도심의 랜드마크에서 원도심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전락한 것이다.

메가시티는 시공자 등이 파산 결정 후 매각을 추진했으나, 지난 2014년 12월 최종 유찰됐다. 이후 건축주에게 300억 원을 대출해 준 모 저축은행이 파산하면서 예금보험공사로 이관돼 하나자산신탁을 통해 지난 2014년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총 21차례에 걸쳐 공매 입찰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유찰, 결국 수의계약을 통한 주인 찾기에 나서게 됐다.

메가시티의 최초 매각대금은 1190억 원이었지만 21번에 걸쳐 공매 입찰이 유찰되면서 마지막 21회 입찰 금액은 480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 건물의 상가 분양율은 전체 853개 점포 중 220개가 분양돼 26%를 보이고 있다. 분양자 수는 총 186명으로, 이들은 메가시티 공사 중단으로 인해 분양금액 총 350억 원에 해당하는 재산권 행사상의 불이익을 받고 있다. 메가시티 공사 중단이 원도심 활성화 및 경관 저해, 수분양자 재산 피해, 상권 악영향 등 다양한 부작용을 양산하면서, 권 시장의 요청이 수용될 지에 지역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신세계가 권 시장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메가시티는 인근 상권 및 원도심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신세계는 사이언스 콤플렉스 건설을 추진하면서 약속한 지역 환원사업에 선제적으로 나선다는 평가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국비지원사업으로 추진 중인 마중물 프로젝트, 대전역세권 개발 등과 맞물리면서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낼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에 대해 신세계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의 한 고위 임원은 "그룹 내 다양한 컨텐츠가 있고 (메가시티의) 위치도 시내니까 괜찮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지만, 또 권리관계 등이 명확하게 정리가 안 된 부분도 있다"며 "영업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가시티는 지난 2002년 5월 건축허가를 얻은 뒤 현재 골조 공사를 마무리 돼 6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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