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에 걸친 만남과 이별의 반복 日 '세기의 작품' 13년만에 재개봉

아련한 기억의 저편. 첫사랑의 추억은 가슴 한 켠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시간이 흘러 가끔씩 들춰볼 때마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사랑은 아마 첫사랑뿐이지 않을까 한다. 그런 첫사랑의 이야기가 13년 만에 스크린 통해 돌아왔다. 일본에서 엄청난 흥행을 했고, 한국에서도 소설과 함께 수많은 팬층을 두고 있는 `냉정과 열정사이`다.

내용은 이렇다. 피렌체에서 유화 복원사 과정을 수련중인 쥰세이(다케노우치 유타카)는 오래전 헤어진 연인 아오이(진혜림)의 소식을 듣게 된다. 조반나 선생님의 추천으로 모두의 관심과 부러움 속에 치골리의 작품 복원을 맡게 되지만 아오이를 만나기 위해 밀라노로 향하는 쥰세이. 그러나 그녀 곁엔 이미 새로운 연인이 있었고, 냉정하게 변해버린 그녀의 마음만을 확인한 채 쥰세이는 다시 피렌체로 돌아온다.

그리고 자신이 작업 중이던 치골리의 작품이 처참하게 훼손된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쥰세이는 일본으로 향한다. 아오이와의 추억이 가득한 그곳으로. 일본으로 돌아와 자신이 몰랐던 아오이에 대한 비밀과 오해를 풀게 된 쥰세이는 그녀의 행복을 비는 마지막 편지를 아오이에게 전하며 오래전 두 사람의 약속을 떠올린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 연인들의 성지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는 그곳에 그녀의 서른 살 생일에 함께 가기로 했던 쥰세이와 아오이는 약속을 지키기도 전에 헤어졌던 것이다. 영원할 것 같았던 추억이 작별을 고할 무렵, 조반나 선생님의 갑작스런 자살 소식에 쥰세이는 피렌체로 오게 된다.

13년만에 재개봉하는 명품 멜로의 대표작 `냉정과 열정 사이`가 한국 팬들을 찾아왔다.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 그리고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뜨거웠던 사랑을 다시 되돌리고 싶은 남자 쥰세이와 냉정하게 외로움을 견디며 사랑을 가슴 속에 간직하는 여자 아오이. 두 남녀의 10년간에 걸친 가슴 벅찬 사랑이야기를 담은 세기의 러브 스토리 냉정과 열정 사이는 설렘을 가득 담은 봄의 한가운데 다시 돌아왔다.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연인들의 성지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 요시마타 료의 잊을 수 없는 음악 등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일본 개봉 당시, 무려 10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던 메가히트작으로 기록되는 멜로 영화의 대표작이다.

영화는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각자 남녀의 시각에서 쓴 동일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주옥 같은 명대사와 남자 주인공 다케노우치 유타카의 나레이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원작의 섬세한 감성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대사들은 사랑에 대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관객들의 엄청난 사랑과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요시마타 료와 엔야(Enya)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은 영화에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음악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며, 영화의 명장면들이 자연스레 떠올려지는 이 압도적인 OST 음악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쥰세이와 아오이 간의 10년에 걸친 운명적 사랑의 대서사를 감동의 선율로 전달한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에 수많은 연인을 오르게 한 장본인이기도 한 이 영화. 남자 주인공 쥰세이는 미술품 복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과거의 사랑을 되돌리려는 캐릭터에 부합되는 설정이면서도 피렌체라는 도시의 매력을 강하게 어필한다.

역사와 현재가 혼재된 이탈리아의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풍광은 시각적인 볼거리를 주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과거의 영화 속에 그 기운이 사라져가는 오래된 도시와, 화려했던 이탈리아 황금기의 오래전 화가들의 미술품을 복원하는 주인공의 작업 속에서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10여 년만에 돌아온 첫사랑에 관한 영화.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기에 모자람 없는 선택이 될 듯하다. 김달호 기자

취재협조=대전 롯데시네마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달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