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누구도 과반 넘지못한 황금분할 새로운 정치권 염원 절대절명의 심판 민심의 입장서 타협하고 또 타협해야

4·13 총선이 끝났다. 20대 국회가 다음달 30일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국회는 여소야대 구조 속에서 다당제의 형태를 취하게 됐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했고,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을 확보하여 제1당이 됐다. 국민의당은 창당한지 얼마 되지 않아 38석을 얻어 제 3당이 되었다.

이번 총선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과 논쟁이 있었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조정에 대한 판결 이후 작년 말까지 종료되었어야 할 선거구 획정이 올해 2월 말이 돼서야 확정됐다. 늑장 선거구 획정, 야권분열, 공천과 관련된 계파 간 갈등, 옥새 파동 등은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가중시켰다. 정책은 뒷전이었고 선거에서의 1위 득표만이 목표가 되었다. 덩달아 투표율도 걱정이었다.

4·13 총선이 종료되고 방송3사의 예측보도가 나가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설마 하는 의구심을 던진 것이 사실이다. 투표율도 58%로 19대 총선보다 높았고, 야권 분열로 여권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국민의당이 크게 선전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선거결과가 갖는 의미가 새삼스럽게 다가왔고, 국민의 선택은 절묘했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과가 나타났다. 우선 압승할 것이라는 자만이 컸다. 야권의 분열로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다. 대선과 연계된 친박과 비박 간의 공천 갈등은 점입가경이었다. 막말 파동도 한 몫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을 앞세운 선거운동 프레임은 국민들에게 크게 다가가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선거까지 막대한 영향을 행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미 권력의 정점에 위치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도 너무 쉽게 간과했다.

야권은 나름 선거에서 승리했다. 야권분열로 기대했던 의석수를 확보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과반수를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한계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1당이 됐지만, 호남에서의 지지를 상실했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의 지지를 얻었지만, 호남지역에 한정된 의석수를 갖게 됐다.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가장 큰 특징은 국민들의 전략적 교차투표였다.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를 교차적으로 이행했다. 그럼 왜 국민들은 전략적 교차투표를 했을까.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정 집단이 과반을 넘어 절대적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았다. 선거 전에 국회에서 있었던 필리버스터는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경종이었다. 여권은 이를 너무 간과했고, 갈등만 하는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불신하고 있었는지를 알지 못했다.

아직 19대 국회가 한 달여 남았다. 19대 법안처리율은 역대 가장 최저다. 별로 한 일이 없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마지막 19대 국회 임시회의가 열리고 있지만, 관심이 없다. 낙선한 의원들에게 국정운영과 입법 활동의 적극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자연히 식물 임시국회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 달 뒤에 열리는 20대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무소속 의원이 각 정당에 입당한다 해도 과반수를 갖는 정당은 없다. 소통하고 타협하고 합의해야 한다. 국민들이 정치에 준 절대절명의 원칙이며, 황금분할의 의미이다. 황금분할은 자연 및 사회 현상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때 지칭하는 용어이다. 일방적 국정운영과 갈등을 접고, 새로운 정치를 하라는 아름다운 표심의 결과다.

20대 국회의 첫 합의 내용은 국회의장 선거에서부터 시작된다. 국회법에 의하면 국회의장은 무기명 선거로 과반수를 획득해야 한다. 어떤 정당도 과반수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 협상이 고도화될 수밖에 없는 첫 관문이다. 국민이 정치에 부여한 황금분할의 의미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의 삶은 녹록치 않다. 정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타협하고 또 타협해야 한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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