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여소야대 정국을 헤쳐갈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나경원 의원과 정진석 당선자간 2 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자유의지에 속하지만 당내 역학관계와 개인 리더십·상징성 요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으면 쉽게 넘보기 어려운 자리다. 나 의원과 정 당선자 두 사람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는 바꿔 말하면 경륜, 자질, 원내 3당 체제하에서의 대야 협상력 등에 관한한 비교우위에 있음을 방증한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뿌리가 충청에 있기에 지역민들의 집단정서가 각별하지 않을 수 없다. 당내 최다선인 나 의원은 서울 동작 출생이지만 부친의 연고지가 충북 영동이다. 이런 집안 내력 때문에 나 의원 스스로 '충청의 딸' 마케팅을 서슴지 않았으며, 충청 명사들의 모임체인 백소회 행사에도 이따금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공주 출생인 정 당선자는 2세 정치인이다. 부친은 충남지사·내무부 장관을 거쳐 6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JP(김종필 전 총리)와는 공주고 동기다. 이렇듯 충청 연고·정서를 직간접으로 공유하는 두 사람이 동시에 집권 여당 원내대표 물망에 오르게 것도 매우 드문 경우다. 아마도 두 사람이 나란히 4선 고지에 오르고 정치이력도 화려하며 당 내외에 적이 없다는 점 등에서 겹치다 보니 원내대표 경선 길목에서 '조우'하게 될 운명이었는지 모른다. 상황논리일 수 있으나 여당내엔 충청 연고 의원·당선자들이 수두룩하다. 나중에 표대결에 갈 경우 표를 반으로 나눠 주지는 못하더라도 지역정서 면에서 교집합을 이루는 당내 구성원이 많아진 것은 충청 정치 파워가 질과 양적으로 성장했음을 말해준다. 특히 누가 원내대표가 되든 충청에 던지는 메시지 효과가 크다. 여당에서 충청 원내대표가 배출되면 국회의장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 입지도 넓어질 수 있다.

두 사람간 여당 원내대표 대결이 갖는 정치전환기적 의미가 막중하다. 거기에 지역민들의 시선 밀도까지 높은 만큼 내달 3일 당선자 총회 때까지 '윈윈'하는 경쟁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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