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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껍데기와 알맹이

2016-04-27 기사
편집 2016-04-27 05:58:02
 김대욱 기자
 kimdw334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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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의존한 국내 최고 기술 핵심 인프라 구축 경쟁력 강화 기본이 튼튼한 교육 대책 필요

문명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IS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한 번쯤은 가고 싶어 했던 유럽여행이 부담스러워졌다. 유럽 대도시들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어렵다. 북한은 UN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연일 폭탄을 쏘아 올리면서 무언가를 주장하고 싶어 한다. 자칫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 수 있는 불장난이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독도 문제로 우리나라를 계속 자극한다. 천재지변을 만난 이웃나라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때가 있을 정도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기술을 베끼는 수준에서 이제는 많은 부분에서 추월하고 있고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도리어 우리 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결코 안심하거나 믿을 수 없다. 미국 정치는 우리나라가 동반자라고 하면서 애플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들은 우리나라 제품에 연일 특허 소송을 제기하거나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에 흠집을 내기 일쑤이다. 영원한 우방이고 공정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반드시 우리를 위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세계의 각국은 어떠한 형태가 되었건 매 순간 경쟁적으로 자기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높이 555m의 롯데백화점 신축공사에 스위스의 측량기술, 영국의 기반설계 기술, 미국의 구조설계 기술, 그리고 캐나다의 공기역학 기술 등이 사용됐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건축기술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국내에서 시공하는 건물에 콘크리트만 국산으로 사용했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은 어째 석연치 않은 면이 많다. 2000년대까지 최대의 호황을 맞으면서 세계를 주름 잡던 우리나라의 조선업체들은 중국이 맹렬한 속도로 추격해 옴에 따라 컨테이너선 같은 상선을 제작하던 기존의 기술에서 바다 위에서 석유가스 등을 발굴 시추하는 플랜트의 제작이라는 새로운 기술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막상 해양플랜트의 설계에 경험이 없었던 우리나라의 조선업체들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함과 동시에 해운산업의 위기라는 악재가 겹치고 현재는 매년 수조 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주요 하천과 저수지 및 해역의 수질을 관리하는 데에도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제작되고 제대로 관리되는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낙동강 등에서 대형 수질사고가 터질 때마다 외국의 기술 도입에 열을 올리고 매번 적당히 때우고 지나간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나라 기술력의 오늘이라는 현실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일단 외국의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난 후에는 계속적으로 그 기술을 사용해야만 하면서 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기술의 종속현상에 의해 우리의 기술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상용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외국계 회사들은 컴퓨터의 인터넷 주소 격인 IP 번호를 추적해서 대학 등에서 사용되는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실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대형 법률회사를 고용해 소송을 통해 사용료를 적극 청구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의 많은 대학과 연구소는 속수무책으로 해당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거나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우리는 단순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을 망라하는 초지능형 기술이 중심이 되는 제 4차 산업혁명시대로 변화하는 시점에 살고 있다. 껍데기 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고 알맹이 기술은 더 이상 베끼기로 해결될 수가 없다. 지금의 우리처럼 학생들을 쉽게 가르치고, 경쟁하지 않아도 수월하게 진학을 하고, 어렵지 않게 공부해도 무사히 졸업하는 교육구조 속에서 국가경쟁력을 운운하는 것은 체력관리를 하지 않고 연습을 게을리 하는 운동선수가 경기에서 이겨주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 구호에 편승해 요동치는 교육정책과 그 때마다 열심히 간판을 바꾸어 다는 대학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유니폼을 바꾸어 입는다고 선수의 경쟁력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서동일 충남대 공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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