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의 승패 또한 병가지상사일 테지만 한화의 현실은 심각하다. 19전 16패 3승이라는 초라한 팀 성적이 그 증거다. 이를 승률로 환산하면 15% 정도다. 최악의 경우 100게임 치르는 동안 15승에 그칠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볼 수 있다. 이런 한화 성적을 리그 1위를 달리는 두산의 14승 1무 4패(19전)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임을 알 수 있다. 11.5 게임 차로 벌어져 있는데 이는 두산이 내리 12게임을 지고 반대로 한화가 내리 12게임을 이길 때라야 반 게임 차로 앞서게 된다는 얘기다. 승패에도 추세라는 것이 있음을 감안할 때 한화가 두산을 따라잡는 것은 무망하고, 현재로선 작년의 리그 6위 수성도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화의 곤두박질과 관련해 김 감독을 향한 팬들의 시선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 같다. 경기는 선수의 영역이지만 전술·전략 분야는 김 감독이 독점적으로 행사해온 것으로 돼 있다. 전권을 부여받은 것에 비례해 팀 성적에 대한 책임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김 감독에 대해 여론의 호불호가 갈림에도 불구, 작년에는 그의 강력한 카스리스마와 리더십이 부정적 논란을 잠재웠다. 5위를 넘보며 와일드 카드로 가을야구 문턱까지 간 데다 선수들 투혼 스토리에 팬심이 감정이입하면서 흥행까지 주도했다. 그런 한화였지만 팬들은 이제 김 감독 체제의 한화구단 내부의 구조적 모순에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 저조한 팀 성적과의 1차적인 상관관계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한화호(號) 위기의 본질도 '평형수 기능' 상실에 있을지 모른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