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연고 프로야구 구단인 한화이글스가 패배를 밥 먹듯 하고 있다. 개막전 이래 10구단 팀 순위에서 붙박이 꼴찌 신세다. 한화는 오늘부터 기아와 삼성을 홈으로 불러 3연전씩을 치른다. 중하위권을 달리는 팀들이지만 9위 기아만 해도 한화와는 6게임 차로 앞서 나가고 있다. 한화가 이번 주에도 죽을 쑨다면 회복불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지금의 김성근 감독체제로 리그 144게임을 완주나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프로야구에서의 승패 또한 병가지상사일 테지만 한화의 현실은 심각하다. 19전 16패 3승이라는 초라한 팀 성적이 그 증거다. 이를 승률로 환산하면 15% 정도다. 최악의 경우 100게임 치르는 동안 15승에 그칠 수 있다는 가정을 해볼 수 있다. 이런 한화 성적을 리그 1위를 달리는 두산의 14승 1무 4패(19전)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임을 알 수 있다. 11.5 게임 차로 벌어져 있는데 이는 두산이 내리 12게임을 지고 반대로 한화가 내리 12게임을 이길 때라야 반 게임 차로 앞서게 된다는 얘기다. 승패에도 추세라는 것이 있음을 감안할 때 한화가 두산을 따라잡는 것은 무망하고, 현재로선 작년의 리그 6위 수성도 버거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화의 곤두박질과 관련해 김 감독을 향한 팬들의 시선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 같다. 경기는 선수의 영역이지만 전술·전략 분야는 김 감독이 독점적으로 행사해온 것으로 돼 있다. 전권을 부여받은 것에 비례해 팀 성적에 대한 책임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김 감독에 대해 여론의 호불호가 갈림에도 불구, 작년에는 그의 강력한 카스리스마와 리더십이 부정적 논란을 잠재웠다. 5위를 넘보며 와일드 카드로 가을야구 문턱까지 간 데다 선수들 투혼 스토리에 팬심이 감정이입하면서 흥행까지 주도했다. 그런 한화였지만 팬들은 이제 김 감독 체제의 한화구단 내부의 구조적 모순에 의문부호를 찍고 있다. 저조한 팀 성적과의 1차적인 상관관계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한화호(號) 위기의 본질도 '평형수 기능' 상실에 있을지 모른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