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대전천과 대전의 주산격인 보문산(寶文山/457m)은 상징이지만, 이를 어떻게 이용 하냐에 따라 도시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하고, 저해하기도 해왔다. 대전의 지형을 살펴보면 동쪽으로는 대청호, 북쪽으로는 세종시, 서쪽에는 논산을 배경으로 군사도시인 계룡시가 있으며, 그 사이에는 계룡산이 버티고 있다. 시야를 남쪽으로 돌려 금산을 바라보면 보문산이 있다. 대전을 대표하는 인물인 우암 송시열은 보문산을 `누워있는 여인상`이라 하여 인근을 지나갈 적에는 부채로 가리고 지나갈 정도로 산세가 나쁘다 했지만, 정말로 그랬을까? 농경시대에 내심 주변에 토호세력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던 돌다리 고성 남씨와 무수천하마을 안동 권씨가 모여 사는 햇빛 바른 동네라 시샘하여 그럴 수 있었겠다. 하지만 이제는 한우물인 대청댐을 같이 마시며 살아가고, 공생하는 이웃임을 잘 알고 조용히 살고 있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보문산을 적극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 사방이 모두 막혀있는 대전의 숨통을 트기에 가장 좋은 지점은 바로 남향인 보문산을 통하는 터널을 설치하는 것이다.

원도심에서 관통하는 보문산공원 오거리에서 반듯하게 보문로를 연결하여 5-6km정도 터널을 뚫어 남부순환도로와 연계하여 금산으로 향하는 새 길을 내보면 한다. 다른 지역에서 통행량이 많지 않아도 수십 ㎞나 되는 터널을 뚫는데 비해 에너지의 절감과 함께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터널이 뚫린다면 남쪽으로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힐링존이 만들어질 것이다.

원도심의 실질적인 상권은 중앙로 지하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함에도 중구와 동구에 있는 지하도가 서로 통하지 아니하여 효용성이 떨어진다. 대전천에 수변시설을 확장하고, 보문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만들고, 목척교 아래 대전천으로 갈려진 중앙로 지하도를 연결시켜 서로 소통시켜서, 오랜 과제를 풀었으면 한다. 아마 대전역 동서관통 도로와 연계되어 많은 원도심을 살리는 많은 연계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철저하게 주변을 보존하는 자연주의를 선택하든지, 아니면 적극적인 대안으로 실행되기를 바란다. 때마다 이번에는 반드시 하겠다는 구호만 다짐하는 관습은 거두고, 시민 스스로 제시하여 정립된 정책을 조금이라도 실천하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되기 바란다.

유병우 씨엔유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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