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만화전문미술학원 장정일 원장에게 듣는 만화애니메이션 관련 대학 진학 가이드

`미생`, `내부자들`, `순정만화`.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와 영화 이름이다. 이들은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웹툰(webtoon)` 이 원작이라는 사실이다. 웹툰은 영어 표현의 `web(웹)`과 `cartoon(만화)`을 합성한 말로 `인터넷을 매개로 배포하는 만화`를 말한다. 웹툰은 기획력과 작품성만 있다면 팬들이 알아봐 주고, 일단 인기를 모으면 다시 드라마와 영화, 게임, 캐릭터 상품으로 재생산돼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낸다. 인터넷 포털에는 `죽기전에 꼭 봐야 할 웹툰`이라는 검색어까지 등록돼 있을 정도다.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로 한류(韓流)를 이끄는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학의 관련 학과들은 입시 철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만화애니매이션 학원도 최근 들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토마토 만화전문미술학원의 장정일 원장은 "출판만화시장 만을 떠올리는 기성세대와 학부모들은 만화학과 진로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게 사실이지만 만화애니메이션의 시장은 생각 이상으로 거대하다"며 "본질적으로 문화 콘텐츠를 다루다 보니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이 쉽고, 미래유망 분야인 만큼 국내·외에 취업문호가 활짝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대학의 만화 관련 학과는 만화애니메이션과, 영상디자인과, 게임캐릭터디자인과 등이 있다. 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 기초와 제작과정을 배우고, 시나리오와 스토리텔링, 콘텐츠 창작을 위한 실습이 진행된다. 진출 분야는 시사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교육 만화가, 웹툰 작가, 애니메이션 감독, 캐릭터 디자이너, 게임기획자, 영화스토리보드 작가, CF 감독, 광고홍보 전문가 등 다양한다.

◇인(in) 서울, 200명 미만의 좁은 문

만화애니메이션 학과나 학부를 운영하는 대학은 흔하지 않다. 인(In) 서울 기준 정원은 200명 미만이다. 경쟁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2014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만화관련 학과의 입학 정원은 1061명인데 지원자는 6424명이 몰렸다. 평균 6대1이 넘는 경쟁률이다.

2016학년도 대학입시에서 건국대 영화애니메이션학과 연출 제작의 경쟁률은 20.67대 1이었다. 모집정원도 건국대 영화애니메이션학과 45명을 비롯해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34명, 경기대 애니메이션영상학과 19명, 한성대 융·복합디자인학부 20명 등에 불과하다. 대전·충남지역에서는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62명, 공주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35명, 목원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36명, 대전대 영상애니메이션학과 25명, 중부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37명, 호서대 애니메이션전공 55명 등이다.

◇좁은 문, 어떻게 뚫어야 하나

만화애니메이션 학과를 둔 대학들은 주로 정시전형으로 선발하며 `수능30~40+실기50~60`을 반영하고 있어 공부와 실기를 병행해야 한다. 또 수능 4등급 이상이 돼야 서울소재 대학 지원이 가능해 미대입시와 마찬가지로 수능이 대학을 결정하고 실기가 당락을 결정짓는다.

입시전형은 수시는 보통 `학생부+실기+면접`, 정시는 `수능+실기` 형태로 진행된다. 특히 실기 비중을 줄이고 있는 미대입시와 달리 만화애니메이션 분야는 실기 비중이 50-60%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세종대와 건국대, 상명대 등 주요 대학들의 애니메이션학과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면 수능을 일정 수준으로 만들어 놓은 다음 실기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들 대학들은 수능성적 최소 3.5등급에서 4등급 정도가 지원하고, 합격 안정권이 3등급 수준이다.

장 원장은 "만화애니메이션 학과들은 만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스토리, 연출력을 갖춘 인재를 뽑는다"며 "인체를 중점적으롶 표현하는 기본적인 드로잉 훈련과 만화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구도, 스토리라인 등을 제대로 배우고, 관련 주제에 따라 이야기를 창작하려면 늦어도 고교 2학년 1학기 이전에는 전공에 대한 결정을 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너비` 대학들은 어떤 인재를 뽑았나

학생들이 손가락으로 꼽는 만화애니메이션 대학은 세종대와 건국대 등이다. 인재 선발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세종대의 경우, 국어와 영어가 반영된다. 실기시험은 상황묘사로 학교 홈페이지 수능정보에 공지된 30가지 상황 중에서 한 가지 상황을 시험 당일 아침 추첨해 결정한다. `상황 발상의 전환`이 핵심이다. 의성어 또는 의태어, 연관성이 없는 제시어를 출제하고, 실기능력은 개체 디자인 등 화면구성의 창의성을 높게 평가한다.

건국대의 경우는 국어와 영어, 수학·탐구 중 1과목 등 총 3과목을 반영하며 한국사 5등급 이내에서 가산점을 준다.

2016학년도 대입에서 세종대와 건국대 합격생을 길러 낸 장 원장은 "합격한 학생들의 특징은 그림실력이 탁월하다기 보다는 발상의 전환과 창의적인 해석 능력이 돋보였다"며 "이들 대학들은 학과 특성상 실기에 비중을 두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창작성에 방점을 뒀고, 남다른 상상력으로 표현해 내는 구성 실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2017학년도 입시, 어떤 변수가 있나

2017학년도 만화애니메이션 입시를 성공적으로 대비하려면 `변수`를 눈 여겨 봐야 한다. 그동안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제외하면 서울 소재 대학들은 `칸 만화` 실기가 없었다. 하지만 경기대가 올해부터 `네컷 표현하기`를 반영한다. 세종대, 건국대, 한성대 등은 기존의 `상황표현` 형태를 유지한다.

세종대의 경우, 예체능대학에서 공대로 편입될 전망이다. 학과 이름도 `만화애니메이션과`에서 `만화애니메이션테크과`로 바뀌고, 정시 지원 실기 반영(60%)이 사실상 폐지될 수 있다. 기존 학생부의 수학 가중치가 없었지만 공대로 편입되면 가중치가 생긴다. 이같은 내용은 오는 5월에 최종 모집요강에 수록될 예정이다. 때문에 세종대의 경우, 직접 주최하는 `세종만화애이메이션대전`에서 적어도 은상 이상을 받아 수시 합격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입시생 기준 1년 전 수상기록까지 인정된다.

같은 맥락에서 수시 입학을 고려한 학생들이라면 각 대학들의 공모전과 실기대회를 잘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건국대와 상명대도 대학만화공모전과 실기대회를 열고 있다.

또 SICAF(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BIAF(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한민국콘텐츠페어 등에 참여해 실적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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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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