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27석중 3·4·5·7선 8명 포진

20대 총선 대전·충청권 중진들의 희비가 갈렸다. 일부는 당선을 통한 정치적 비상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또 다른 일부는 낙선으로 또 다른 정치적 행보를 모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충청권에선 이번 총선을 통해 지역 안팎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한 의원들이 적잖다. 새누리당 정진석·정우택·홍문표·이명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병석·이상민·양승조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이번 총선 승리를 통해 최소 3선에서 최대 5선까지 목표를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당의 중진으로 부상했다.

특히 더민주 박 의원의 경우 내리 5선이라는 충청 초유의 기록을 세워 향후 지역 정치를 넘어 국가 정치에서 일익을 담당할 발판을 마련했다. 야권이 정권을 잡을 경우 차차기 국회의장을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섰음은 물론, 자신의 결단에 따라 당 대표 자리에 앉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대전 유성의 박 의원과 양 의원 역시 4선 고지에 오름으로써 당내 신(新)주류로의 지분을 가질 수 있는 위치가 됐다.

새누리당 중진들의 향후 행보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과거 충청권 맹주였던 김종필 전 총리의 지원을 바탕으로 4선 고지에 오른 정진석 의원과 충북의 정우택 의원은 지역보수진영의 좌장으로 충청 대망론의 한축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사무부총장으로서 지역구 관리에 불리한 상황임에도 월등한 득표율로 당선된 홍문표 의원과 지역정당출신으로 새누당내 안착하는 계기를 마련한 이명수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무엇보다 보수진영에선 젊고 역동적인 재선 3인방(이장우·정용기·김태흠 의원)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JP처럼 독보적인 좌장이 눈에 띄지 않는 시점인 만큼, 이들이 충청 중진의원들과 어떻게 호흡하고, 어떤 그림을 함께 그려가느냐에 따라 충청의 정치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충청권 최다선 고지에 오른 세종시 이해찬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당 공천과정 상처를 받으며 무소속으로 선거에 당선, 향후 입당 여부에 따라 정치적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 옛 둥지인 더민주로 들어갈 경우 당내 최다선으로서 충청을 넘어 전국의 지도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복당을 하지 않을 경우 이번 총선 공천을 좌우한 김종인 대표의 행보에 대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야권의 전면보다는 뒤에서 조언을 하는 역할로 자리매김 할 수도 있다.

최대 이변의 주인공인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예상 밖 패배로 정치적 전환점에 선 대표적 인사다. 충청권 최다선 의원으로 차기 국회의장을 노렸지만 석패 하며, 새로운 정치적 선택지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1년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국면에서의 역할 등이 그것이다. 이 의원이 선거 후 "고장과 나라를 위해 변함없는 열정으로 일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맥을 함께 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번 총선의 경우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민심의 심판이 이어지며 일부 지역 중진들의 정치적 운명이 갈린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이 향후 정국에서 어떤 역할을 해 지역의 이익을 담보하고 자신의 정치적 파이를 키워나갈 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송충원·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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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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