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앞으로 부동산가격이 올라갈까 아님 내려갈까. 부동산투자를 해도 될지 아니면 기다려야 할지. 투자를 하면 어디에 해야 될지 등 부동산과 관련한 질문을 필자는 자주 접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의 삶 속에 부동산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은행 자료에 의하면 지난 4년간 우리 대전지역의 주택시장은 침체 국면에 접해있다. 작년에는 0.45%로 보합세를 기록하였으며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까지 -0.02%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2015년 작년 한 해 동안 전국은 4.42% 주택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록 우리지역에서는 체감하지 못하지만, 2011년 이후 침체되었던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한해였다. 대략 50만호에 달하는 작년 한 해 동안의 아파트 분양 공급물량은 과거 연간 평균 27만호의 두 배 수준에 이른다. 게다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약 11.5대 1로 과거에 비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초 서울 반포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3.3m2 당 4000만원을 넘어섰고 조만간 5000만원선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과연 분양가상승이나 부동산가격의 높은 상승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면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의 상실로 주거불안을 확대시키고 부의 양극화가 커지게 된다. 만약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침체기가 도래하면 자산가치 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심한 경우에는 가계와 금융권부실로 인한 경기불안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부동산가격은 경기변동과 연계되어 적정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미국 경제학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부동산시장은 일반 경제상식과 다른 착각을 가지게 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부족의 착각이 부동산시장에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부동산수요가 급등하여 가격이 한동안 상승하게 되면, 공급확대가 이루어져 부족한 수요가 충당되어 가격이 안정이 될 것이라는 경제상식과 달리, 앞으로도 계속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부족의 착각으로 부동산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자율조절 기능에 의한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을 경험한 경우에는 주택가격이 절대 하락하지 않는다고 믿고 주택투자의 위험을 크게 느끼지 못한 다는 것이다. 어쩌면 아직도 우리는 이러한 부족의 착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부동산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과거 부동산은 부의 절대적 상징이며, 주택 면적과 외형이 중요했으며, 시세차익에 더 비중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소형규모의 아파트가 선호되는 것도 부동산에 대한 인식 변화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소유와 시세차익 등을 추구하는 과거의 부동산에 대한 인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향후 부동산을 실수요입장에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소유보다는 이용. 외형보다는 기능. 시세차익보다는 이용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단기적 시세차익보다는 중장기적 가치상승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무리한 대출을 통한 구입보다는 본인의 자금형편에 맞는 부동산을 구매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그래서 부동산을 우리가 편안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수단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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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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