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아름다운 건축물

국립청주박물관 상설전시실 모습
국립청주박물관 상설전시실 모습
한반도의 중원문화권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체계적이고 교육적으로 전시할 목적으로 건립된 국립청주박물관이 건축과 자연환경이 조화로운 아름다운 건축물로도 주목받고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현대건축가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건축가들 중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김수근(1931-1986) 건축가가 공간연구소 소장으로 있을 당시 1980년도에 설계한 유작이기 때문이다.

‘건축의 본질은 외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라는 김수근 건축의 가장 중요한 공간개념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대표적 건축물로 1988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박물관의 특징은 입지적인 위치가 경사면의 비교적 넓은 산지임을 감안, 건축물을 적절히 분산 배치하거나 수평으로 확산 배치함으로써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적절한 간격으로 나눠진 건축물 가운데에 정원을 배치해 자연공간을 요소요소에 끌어들여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이 서로 관통하게 함으로써 내·외부공간의 연대감을 강조했다.

건물외형은 한국의 기후 풍토에 맞는 지붕이 있는 건축을 강조했고, 지붕의 마감은 기와를 얹어 기다란 처마부분을 살짝 들어 올려 건축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또 건물 외벽의 노출 콘크리트는 굴곡 요철로 수평선을 강조해 건물의 높이를 시각적으로 낮추는 효과와 함께 주변경관의 감상효과를 극대화했다.

벽면에 서식하는 담쟁이넝쿨은 여름에는 주변 온도를 낮춰 에너지를 절약하는 친환경적인 효과와 가을에는 온통 붉은 빛의 단풍으로 물들여 웨딩커플의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

박물관 초입의 주차장에서 전시관으로 진입하는 동선은 경사로와 계단을 이용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으로 설계됐다.

4-5월 이면 계단양측에 영산홍과 라일락꽃을 심어 계단을 오르는 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전시실 입구까지 82개의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처음에는 지붕만이 살포시 보이던 건물이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 마다 베일을 벗듯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 최종 계단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건축물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지의 상부에 위치한 주입구를 통해 현관홀을 거친 다음 전시 동선이 시작된다.

4개의 전시실로 꾸며진 상설전시관은 경사로를 설치해 장애인뿐 아니라 노약자의 전시관람을 배려했다.

내부 전시실에서 다른 전시실로 이동시에도 적절한 외부 공간을 감상할 수 있게 창호를 설치했다.

이는 장시간 관람에서 오는 시각적인 피로를 해소하고 자연속의 박물관을 만끽하도록 한 설계자의 세심한 설계 의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에 위치한 국립청주박물관은 한반도의 중원문화권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체계적이고 교육적으로 전시할 목적으로 우암산(와우산) 동남쪽 기슭에 지난 1987년 7월 준공됐다.

이 박물관은 6만 3463㎡부지에 건축 연면적 1만 705㎡에 4개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실 및 대관전시실, 어린이박물관, 강당, 세미나실, 도서자료실, 사무실 등으로 꾸며졌다.

6만 3000㎡ 부지에는 수령 30년이 넘는 느티나무를 비롯해 29종 1200그루의 조경수와 56종 3만7000 그루의 각종 초화류가 식재돼 있으며, 생태연못와 폭포 등이 조성된 정원이 있어 관람객과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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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박물관 겨울 전경
국립청주박물관 겨울 전경
건축과 자연환경이 조화로운 국립청주박물관 전경
건축과 자연환경이 조화로운 국립청주박물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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