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자치단체들이 중국인 관광객 유커(游客) 특수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인천 월미도에서 연출된 중국인 관광객 4500명의 집단 '치맥(치킨과 맥주) 파티'가 단적인 사례다. 이들은 광저우(廣州) 소재 아오란(傲瀾)그룹 소속 임직원들이었다고 한다. 이 비슷한 풍경이 대구에서도 재연될 모양이다. 4월 10일 대구공항을 통해 줄잡아 7000명이 대구·경북을 찾는 것으로 돼 있다. 대구시가 대구·경북지역을 연계하는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전개한 홍보마케팅이 적중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두 도시 사례는 자치단체 차원에서 계기를 포착하고, 유인책이 전제되면 대규모 유커 유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자치단체 단위의 관광 정책과 전략은 유커를 빼놓고는 유의미한 전환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관광상품 및 인프라 시설, 콘텐츠에 해당하는 유물·유적 등이 풍부해도 사람들이 찾지 않으면 파리만 날리게 된다. 특히 유커의 한국 관광패턴도 잘 읽어낼 필요가 있다. 인천·대구시처럼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면 수천 명 단위로 찾아오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부연하면 인천은 한류 드라마 촬영지 마케팅으로 재미를 본 것이고, 대구를 찾는 유커는 중국 현지 틈새시장을 개척한 측면이 짙다.

대전시도 유커 특수를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 대구 모델을 따라 대전·충남과 연계한 관광상품이 널려있는 데다 중국과 직항로로 연결되는 청주공항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유커가 대전·충청권 방문에 열을 올릴 만한 유인과 동기부여인데, 대전시는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연 배우인 '송중기 카드'를 쥐고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이 드라마의 위력으로 송중기는 이미 중국과 동남아권에서 글로벌 한류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런 그는 대전에서 초·중·고를 나온 순종 토박이다. 이 부분은 유커 유치에 굉장한 유인 동력이 될 수 있다. 가령 '송중기 학창시절'을 탐방·추수하는 형태의 관광상품 설계의 밀도를 높여나가면 길이 열릴 수 있다. '송중기 카드' 를 묵혀둘 이유가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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