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원인 입산자 부주의 최다 위험성 인식·안전 생활화 필요

경칩이 지난 요즘 꽃샘추위가 물러가며 여기저기 꽃소식이 들려온다. 바야흐로 숲이 기지개를 켜는 계절이 시작된 것이다.

겨우내 메말랐던 가지에 생명이 움틀 준비가 한창이다. 온 산에 흐드러지게 피어날 꽃과 연록의 새순은 생각만으로도 마음을 부풀게 만든다. 봄을 기다리는 것은 이 땅의 동식물만은 아니다. 사람들의 발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623여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해 418㏊의 귀중한 산림이 소실됐다. 다행히 충남도에서는 대형 산불은 없었으나 21여건의 작은 산불이 발생해 3.1㏊의 산림피해가 있었다.

2015년 기준으로 산불이 발생한 빈도를 보면 경기지역에서 150여건으로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했고 이어 강원, 경북, 전남, 인천, 충북, 충남(21건) 순이다. 전북을 제외하면 비교적 가뭄피해가 큰 중부지방에서 산불이 많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농사철과 꽃놀이 행락철이 겹쳐지면서 산불에 대한 위험 또한 높아지고 있다. 산림청 산불통계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 평균 산불발생은 384건 피해면적은 631㏊의 산림이 소실되었는데, 산불의 원인을 보면 입산자 실화가 42%, 논·밭두렁 소각 18%, 쓰레기 소각이 11%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담뱃불 실화, 성묘객 실화, 어린이 불장난 등이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처럼 대부분의 산불이 입산자 실화나 논·밭두렁 태우기, 쓰레기 소각 등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산불위험 시기에는 이러한 행위를 자제하고 산행 전 입산통제, 등산로 폐쇄 여부를 확인하고 산불위험이 높은 통제지역은 산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무시하고 지키지 않기 때문에 산불은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인재(人災)가 많다. 불이 났을 때 초기진화에 실패할 경우엔 더 막대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낳게 되는 것이다.

숲은 우리에게 수많은 혜택을 준다. 목재와 임산물을 얻게 해주고 홍수와 산사태를 막아주며 맑은 공기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현대인들의 정신 건강을 돕는 숲치유 관련 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숲을 이용하고 찾는 사람들이 전보다 많아졌다. 숲이 전보다 더 폭넓고 다양하게 활용되어 우리의 생활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는 장소가 된 것이다.

하지만 숲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산불 때문에 숲을 잃게 되면 모든 것이 뒤바뀌게 된다. 숲이 주는 혜택은 고사하고 수천년 동안 지켜온 문화유산 또한 소실되며 지역의 문화관광산업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이후 숲을 다시 복구하는데 40년에서 100년이란 긴 세월에 걸쳐 막대한 노력과 비용이 투자되어야 한다.

산불예방을 위해 산림공무원과 산불관련 종사원들은 등산로 및 마을 등을 대상으로 산불 순찰 및 캠페인을 실시하고, 청명 및 한식날에는 특별경계근무를 서는 등 산불예방 및 진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산불의 위험성을 인식하며, 행동에 조심하고 안전을 생활화해야한다.

통계적으로 볼 때, 건조한 날씨와 농사가 시작되는 봄철에 산불이 많이 나는 것은 분명하다. 가수이자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이효리의 타투(Tattoo) 문구로 더 잘 알려진 인디언 속담이 있다. `Walk lightly in the spring, Mother earth is pregnant` 직역하자면 봄에는 사뿐히 걸어라, 어머니 같은 지구가 임신중이니! 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구의 허파로 비유되는 아마존처럼 지구를 어머니로 봤을 때, 만물이 소생하는 봄. 새싹이 움트고 생명이 잉태되고 있는 숲에 부주의로 인한 작은 실수(인재로 인한 산불) 때문에 생명이 사라지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봄철 산불조심의 생활화를 당부하고 싶다.

신동헌 충남도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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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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