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째 무명배우의 일생일대 도전 - 대배우

무명배우 장성필(오달수)은 20년째 대학로 극단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 배우 설강식(윤제문)이 국민배우로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대배우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그는 원래 자신이 맡았던 아동극 `플란다스의 개`의 파트라슈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훗날을 도모하는 그이지만 옆에서 채근하는 가족들이 짐처럼 느껴진다.

한편 세계적 거장으로 인정받는 깐느박(이경영)은 새 영화인 `악마의 피`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기존에 잘 알려진 배우가 아닌 새로운 얼굴이 사제 역할로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한다. 성필은 결심한다. 깐느박의 작품으로 자신의 연기를 모든 사람들 앞에서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었다. 그는 일생을 건 도전에 나선다.

영화는 오달수의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 극장에 배달을 갔다가 연기의 길에 들어선 그다. 오랜 무명시절을 거쳤고, 이제는 그의 숙원이었던 `대배우`의 반열에 올라 자신과 같은 이야기를 가진 성필을 연기한다.

◇ 모두가 꿈꾸는 하이 라이프의 실체 - 하이라이즈

1975년 영국 런던. 이곳에 들어선 최첨단 고층아파트인 `하이라이즈`는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 외부로 나갈 필요가 없는 곳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로열(제레미 아이언스)이 설계한 40층의 하이라이즈는 각 층마다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이 다르다. 25층에 사는 닥터 랭(톰 히들스턴) 역시 중산층 이상의 자격으로 하이라이즈에서 화려한 싱글라이프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완벽할 것만 같던 하이라이즈에 이상징후가 발견된다. 건물에 기술적인 결함이 포착되면서 입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고조된 것이다. 저층에 살던 집단은 이 같은 문제를 느끼고 상층 생활을 넘보기 시작한다. 랭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하이라이즈의 실체와 직면하게 된다.

영화의 배경은 1975년이지만 실상은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작가 J.G 발라드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는 완벽한 유토피아에 대한 인간의 욕망, 그에 상반되는 결핍에 대한 충족 욕구 등을 그리고 있다. 특히 가까운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상황을 통해 인간 본연의 야만성을 날카롭게 그려냈으며, 벗어날 곳 없는 건물 내부에서 펼쳐지는 암투와 갈등은 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인간성의 타락을 여지없이 묘사하고 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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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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