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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치킨집과 커피집

2016-03-30 기사
편집 2016-03-30 05:58:55
 김대욱 기자
 kimdw334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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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에 저당잡힌 대학개혁 교수·조직 조화된 변화 모색 소양 갖춘 사회인 배출 필요

기술이 발전할수록 많은 부분이 기계화되고 자동화되어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인공지능이 더욱 발전하면 약 20년 이후쯤에는 많은 수의 직업을 컴퓨터가 대신하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 청년의 10% 이상이 백수라고 하고 퇴직을 시작한 중년들도 취업난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결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부모들 아래에서 보호받는 청년들도 꽤나 있을 터이니 힘든 직업을 기피하는 자의적인 실업자 노릇이 가능하지만, 이래 저래 돈 들어가야 할 곳이 많은 초기 노년들은 별다른 선택이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 나라는 치킨집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입시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대학 정원을 늘리고 사교육을 없애겠다고 추진한 학력평준화는 특기 없는 청년들을 양산하는 원인이 됐다. 반면 오는 2018년부터는 고등학교의 졸업생이 대학의 입학 정원보다 적어지므로 대학 정원을 다시 줄여야 한다고 한다.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할 수 없는 대학을 퇴출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정부는 모든 대학에게 균일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고 대학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서 정원 줄이기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취업이 잘 되는 학과를 중심으로 대학 구조를 개편하는 재정지원사업을 발표해서 각 대학은 또 한차례의 속앓이를 하고 있다. 취업률이 낮고 세간의 인기와 거리가 있는 학과의 교수들은 죄인이라도 된 기분일 것이다. 정부는 일자리가 마땅치 않으니 취업 문제를 창업을 유도하는 것으로 풀어나가려고도 한다. 그러나 기술력 없는 청년창업은 우리나라 커피집 밀도를 세계최대로 만드는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

요즘에는 대학 혁신 방안에 대한 담론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청년의 실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에서 대학의 역할이 문제가 된다는 인식에서 그러한 것으로 생각된다. 여느 나라들처럼 석유라도 펑펑 나와 주거나 천연자원이 풍부해서 큰 기술이 없이도 수입이 발생하는 나라였더라면 좋았겠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행운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람의 실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나라이다.

대학 개혁의 목적은 대학이 학생들을 잘 훈련시켜서 능력 있는 전문가로서 배출해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곳에 있다. 따라서 대학의 변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교수들이다. 학생들이 교수를 바꾸기는 어려워도 교수들은 학생들을 바꿀 수 있다. 청년 취업의 문제에서 교수들도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한편 국립이건 사립이건 모든 대학의 설치와 운영은 국립학교설치령과 고등교육법에 의해 교육부의 감독을 받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미래창조과학부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한국과학기술원은 세계적인 수준의 학과를 서울대보다 많이 보유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대학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광주, 경북, 울산 등에 추가로 설립된 과학기술원은 각각 발전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잘 나가는 대학들은 교육부의 관리를 받지 않는 기관들이다.

대학 개혁은 교수와 조직이라는 소프트웨어와 시설과 인프라라는 하드웨어가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어야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그 동안 정부는 각종의 대책으로 대학의 변화를 이끌어 보려고 했지만 실질적인 개혁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연구논문 수나 산학협력 건수와 같은 전공분야와 관련이 크게 없으면서 천편일률적인 잣대로 인해 각 학문의 특성이 무시되고 구성원간의 위화감이 심화되면서 교수들의 사기가 저하돼 결과적으로 자발적인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대학은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서 최고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기관이다. 입시제도가 어찌 됐건 정부의 정책이 어찌 됐건 간에 소양을 갖춘 사회인을 배출하는 것은 오롯이 대학의 몫이고 고민거리이다. 문득 대학의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조건 없이 지원만 하고 일정 기간 이후의 결과로 평가하는 방법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서동일 충남대 공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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