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인한 방광근육 과잉 수축 카페인 피하고 배뇨훈련·약물치료

김홍욱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김홍욱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주로 고령층에서 자연적인 노화 현상으로 알려져 있던 과민성방광이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많은 20-30대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광근육이 과하게 반응해 생기는 비정상적 수축으로 인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확히 원인이 규명된 것은 아니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환은 아니지만 수치심으로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야간 빈뇨에 따른 수면부족, 잦은 화장실 출입으로 인한 업무방해, 성생활기피, 위생문제 등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많은 제약이 있어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또 장거리여행이 어려워지고, 스트레스 유발과 우울증 등을 겪게 되기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과민성방광의 근본적인 치료는 방광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고 나쁜 배뇨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보통 3-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은 약물요법이다. 방광의 감각을 둔하게 해주는 약제가 주로 사용되지만 구강건조나 변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생활요법을 병행 시 효과가 더 좋다.

생활요법은 케겔운동, 배뇨훈련, 수분 섭취가 `3대 수칙`이다. 한 번에 10초씩 항문에 힘을 줬다가 빼는 케겔운동을 수시로 반복하고, 배뇨일지를 기록하면서 스스로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참아 배뇨간격을 조금씩 늘려가는 배뇨훈련을 시행한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1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본 다음 1주일 단위로 30분씩 늘려 배뇨 간격이 4시간이 될 때까지 실시한다. 낮에는 2-3시간에 한 번씩 일정한 시각을 정해두고 소변이 마려워도 참았다가 그 때만 본다. 땀으로 수분 배출이 많아지는 여름에는 소변 색깔이 투명한 옅은 갈색이 될 정도로 물을 마셔야 한다. 수분이 몸에서 빠져나가는데 물을 안 마시면 소변 농도가 짙어져 방광이 더 자극받기 때문이다. 또 변비가 있으면 직장의 딱딱한 변이 방광을 눌러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변비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인 술, 탄산음료, 카페인함유제품, 신 쥬스, 초콜릿 등의 음식이나 이뇨효과로 소변을 자주 보게하는 음식의 섭취를 줄인다. 체중조절과 금연은 필수다.

과민성방광 환자는 약물요법으로 대부분 호전된다. 하지만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는 경우 수압을 이용한 방광 확장, 신경차단 및 방광성형술 등의 수술도 시행할 수 있다. 소변을 참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과민성방광과 요실금, 방광염을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은데,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오줌이 새는 배뇨이상으로 사회적 활동 또는 위생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에 따라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하복부에 압력이 가해져 실금하는 복압성 요실금과 소변이 자꾸 마렵거나 마려울 때 참지 못하고 실금하는 절박성 요실금, 복압성과 절박성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으로 나뉜다. 과민성방광은 소변이 갑자기 마렵고 이를 참을 수 없는 요절박 증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빈뇨 및 야간 빈뇨가 동반되고 약 5분의 1에서는 절박성요실금이 발생한다. 즉 요실금 중 혼합성 요실금은 과민성 방광의 한 증상이다.

과민성방광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유병률이 높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의학적인 도움을 구하려 하지 않거나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학술적으로나 언론을 통해 과민성방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덜 알려진 상태이다. 본인의 방광신경이 예민한 것으로 느껴진다면 가까운 비뇨기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고 보다 활기찬 삶을 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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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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