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대전천은 큰 강이 아니라 도시발전에 따라 관심을 받지 못한 느낌이 든다. 이는 물을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고, 대전이 철도의 신설로 인하여 교통도시로 시작한 도시이기에 소극적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도심과 연결되는 유일한 소통로인 대전천을 적극 개발하여 친환경적이고, 이상향인 수변도시(Water Front)를 시도하여야 한다.

대전천의 시작은 원도심의 동구와 중구를 가르며 서구, 유성구, 대덕구로 흐르는 대전의 동맥이다. 6,70년대 대전을 대변하던 향토시인인 `박용래`씨가 비오는 날 비닐우산을 한손에 꽉 쥐고, 천변 포장마차에서 막걸리를 드시면서 `여기가, 바로 대전의 세느강이네!`라고 외칠 때, 파리에 가보지 못한 나는 세느강이 이렇게 좁을까 하고 믿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그곳에 가보니 강폭이 대전천과 비슷하였다. 실제로 세느강은 강폭이 120-150m로, 보행자 전용다리 4개를 포함해서 37개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대전천의 경우 동구 가오교에서 선화교까지는 100여m, 이곳을 지나 대동천과 만나면서부터 150m로 커져 삼천교 인근에서 유등천을 만나는 곳에서는 250m로 폭이 넓어진다. 그러다 둔산대교에서 갑천과 만나면서 강폭이 300m로 바뀌어 신탄진인근 금강 쪽으로 향한다. 그러나 비교적 폭이 좁은 도심에도 늘 흐르는 수량이 미미하다.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를 복개하여 있을 때인 1977년도에 한번 범람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두건물이 모두 철거되었고, 2012년 한때 범람 위기를 겪었으나, 이제는 하절기 강우량을 잘 살피고 계산하여 폭을 줄이고 수심을 깊게 만들고, 상류에 강수기 수위조정을 위한 댐을 건설하여 주변시설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대전천의 강폭을 양편에서 10여m씩 내주어 수변공간을 만들어 녹지도 형성하고, 주차장과 도로, 공원 등으로 적극 이용하여 소통에 힘을 실어주어 한적한 모습을 없애버려야 한다. 준공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지저분하게 바뀐 공용 같은 다리에다, 서양식 분수와 동양적 폭포가 동시에 설치되어 멈춰있는 우를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시민의 뜻이 반영되고,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되어 십년이 아닌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당찬 계획으로 보다 활기찬 수변공간을 꾸며, 대전시민 삶의 패턴을 바꾸는 시도를 기대해 본다.

유병우 씨엔유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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