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영국의 어류학자이며 낚시광인 해리교수는 1923년 5월 만주와 러시아의 국경을 흐르는 헤이룡강(黑龍江)에서 낚시를 했다. 헤이룡강은 러시아에서는 아무르강이라고 불렀는데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로 흘러들어가는지도 모르는 대하였다.

강폭과 물 깊이가 수시로 변하는 그 강에는 예부터 공룡이 살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 중국에서는 용은 길한 동물로 알려지고 있으나 그 용은 사람을 잡아먹는 흉한 용이라는 말이었다.

해리교수는 그날 배를 타고 가다가 강의 흐름이 굽이치는 물군에서 배를 세웠다. 그곳에 소가 있었는데 소는 표면상으로는 조용했으나 소용돌이를 치고 있었다. 그래서 배가 소용돌이에 끌려 빙빙 돌다가 간신히 빠져나왔다.

예사롭지 않았다. 아무르강의 물색은 투명한 푸른색이었는데 그 소에서는 거의 검은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 배는 서른 명이나 되는 어부들이 타고 있는 튼튼한 목조어선이었는데 30톤이나 되는 그런 배를 끌어들이는 강한 흡인력이 있었다.

해리교수는 낚시꾼의 본능으로 뭔가 이상을 느꼈다. 교수는 바다에서 상어를 잡을 때 쓰는 갈고리 같은 바늘이 달린 굵은 낚시줄을 던졌다. 역시 이변이 있었다. 낚시를 던진 지 5분도 되지 않아 배가 기우뚱했다. 소 안으로 끌려들려고 했다. 뭔가가 걸렸다. 당황한 선장이 배의 전마력을 내고 줄다리기를 했다.

해리교수는 이미 자기의 힘으로는 그 안에 있는 괴물과는 싸우지 못하겠다는 것을 알고 배의 힘으로 줄다리기를 했다.

배는 소 안에 있는 괴물을 끌고 그곳에서 10㎞나 떨어져 있는 어느 마을로 갔다. 메기였다. 몸 길이가 3m나 되는 거대한 메기였다.

배에 타고 있던 선원들은 그 거대한 메기를 보고 기겁을 했으나 마을사람들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그 소에서는 그런 거대한 고기가 종종 잡힌다는 말이었다.

마을 촌장이 해리교수를 조용한 곳으로 불러들여 주위를 살피면서 속삭였다.

"교수님 다시는 그 근처에는 가지마십시오."

그 근처는 마의 소라고 불리고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금지된 구역이라는 말이었다.

그 금지령을 어긴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말이었다.

"그곳은 헤이룡강에 사는 공룡의 사냥터입니다. 아무르강에는 그런 소가 더러 있는데 용은 그런곳을 돌아다니면서 큰 고기나 사람들을 잡아먹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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