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흰곰이 불곰의 목덜미를 물고 흔들자 불곰의 목에서 피가 뿌려지고 있었는데 불곰도 오른쪽 앞발로 흰곰의 눈을 찍어 당겼다. 그러자 흰곰의 눈에서 핏덩이와 함께 눈알이 튀어나왔다.

처참한 싸움이었다. 보통 치명적인 무기를 갖고 있는 동물들의 싸움은 10분을 넘기지 못했는데 그 흰곰과 불곰의 싸움은 장장 한 시간이나 계속되었다.

동물들에게는 식욕 성욕 투쟁욕 등이 있었는데 투쟁욕 혹은 투쟁본능은 자기와 무리를 지키기 위한 본능이었다. 그 흰곰과 불곰은 그때 자기의 목숨을 지키려는 것만이 아니고 무리의 대표가 되어 자기 무리의 텃밭을 확장하는 싸움이었다.

토머스교수는 동물들의 싸움을 많이 목격했으나 그렇게 생명력이 질기고 뒷심이 강한 동물들은 처음 봤다. 토머스교수가 보기에는 싸움의 초장판에서 불곰의 앞발에 일격을 맞은 흰곰은 거기서 충격을 받고 죽었어야만 했다.

그러나 흰곰의 반격으로 흰곰에게 목줄이 물린 불곰도 그때 동맥이 끊어져 죽어야만 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그런 치명상을 입었는데 죽지 않았다. 오직 상대를 죽이겠다는 집녑으로 싸움을 계속했다.

그러나 두 마리 모두가 너무 많은 피를 흘렸기 때문에 싸울 기력이 남아있지않았다. 드디어 목이 물린 불곰이 움직이지 못했고 흰곰도 더 이상 공격을 못하게 되었다.

흰곰이 이긴 것 같았으며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흰곰의 새끼가 어미를 도와주려고 했으나 어미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쓰러졌다. 흰곰의 어미도 숨이 끊어졌다. 격렬한 싸움 끝에 두 마리가 모두 죽었고 흰곰의 새끼는 피바다에서 빠져나와 도망갔다. 그 새끼는 고향인 빙원으로 도망갈 것이었으나 불곰들은 추격을 하지 않았다.

빙원과 초원은 생태계가 달랐다. 같은 북극권에서 이웃하여 있었지만 빙원과 초원은 세상이 달랐다. 먹이부터 달랐다. 빙원에서는 먹이인 바다표범은 얼음밑에서 살고 있었고 초원에서는 캐리브가 땅 위에 살고 있었다.

흰곰과 불곰은 같은 곰종류였지만 핏줄이 달랐고 생활도 달랐다.

토머스교수는 그후에 두 종류 곰들의 움직임을 살펴봤으나 흰곰은 그후에는 침엽수림에 넘어오지 않았다. 침엽수림에 영토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포기한 것 같았다.

에스키모와 인디언들은 먹이를 두고 다투지 않았다. 에스키모들은 캐리브 사냥을 하려고 침엽수림에 들어왔으나 인디언과의 싸움은 하지않았다.

백인들의 중재로 그들은 협력했다. 인디언들이 에스키모들의 캐리브 사냥을 도와주고 자기들의 몫을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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