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자유여행자들 사이에서 `객실료 대비 편의성` 차원에서 지구촌 대도시 임차아파트 숙박업소가 인기다. 하지만 유럽 대도시 임차아파트 숙박업소를 선택하다 보면 뜻밖의 난관에 봉착해 생고생 할 수 있다.

몇 해 전 일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여행하면서 모 호텔할인예약 사이트를 통해 한 임대아파트 숙소를 선택했다. 사이트에 등재된 객실과 거실도 매력적이고 전체 면적도 호텔에 비해 훨씬(2배 이상) 널찍했고 기존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서 투숙 후 종합평점도 높았기(10점 만점에 8.2점) 때문이다. 그런데 현지에 저녁시간에 도착한데다가 비까지 내려 예약 숙소를 찾느라 무척 헤맸다.

자유여행자로 나름 경륜을 자랑하고 약도까지 들고 있었는데도 곤욕을 치렀다. 수십 분을 헤매다가 어쩔 수 없이 예약 확약서에 나온 현지 담당자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야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직원은 나에게 배정된 숙소는 그 곳이 아니라 도심의 다른 곳의 한 임차 아파트라고 했다. 내가 찾은 곳은 아파트숙박업소 관리사무실이라고 했다. 업무 종료 이후에 왔으니 택시를 타고 알려주는 주소로 찾아오라고 했다. 그리고 업무시간 이후 체크인 페널티 50유로를 추가로 내라고 했다. 그 날 다른 숙소까지의 택시비 수십 유로에다가 로밍 통화요금 수십 유로 등 수백 유로를 엉겁결에 덤터기 쓰고 말았다. 천신만고 끝에 직원을 만나 임대아파트의 이중 잠금장치 열쇠를 받았는데 사용법이 그동안 익숙해온 것과는 많이 달랐다. 투숙기간 내내 문을 여닫는데 당황스러울 정도로 잘 되지 않아 진땀을 흘렸다. 그건 전혀 예상치 못한 문화 충격이자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 후에도 비엔나에서 설마 하며 다시 한 번 다른 회사가 운영하는 단기 임차아파트를 예약했는데 배정받은 아파트를 찾는데 다시 진땀을 흘렸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아파트 단지와 호수를 제대로 찾아갔지만 숙소 관리직원이 숙소 입구 어딘가에 숨겨놨다는 룸 키를 찾는 게 보물찾기만큼 어려웠다. 그날 사무실 직원과 수십 분 로밍 통화를 하느라 통화비용 수십 만 원을 날렸다. 그 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 번 더 임차아파트를 숙소로 이용하면서 또 다시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리하여 그 후로는 한 번 이용해봐 익숙하지 않는 한, 유럽 대도시의 낯선 임차아파트 숙박업소 투숙은 금기시 한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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