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피부암은 신체에 생기는 암 중에 가장 많은 암이다. 다만 타 장기 암종에 비해 비교적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완치율이 높아 사망률이 낮을 뿐이다(비흑색종 피부암의 경우). 치료법이 발전하기도 했지만 조기진단으로 암을 치료하게 된 것이 생존율을 높이게 된 주요 원인이다. 피부암은 현재 꾸준히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피부암 환자는 2009년 1만 980명에서 2013년 1만 5826명으로 4년 만에 4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인들에게만 있고 한국 사람들과는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았던 악성 흑생종도 2009년 2819명에서 2013년 3761명으로 33.4%의 증가세를 보였다. 꾸준히 증가하는 피부암에 대해 건양대병원 피부과 한형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피부암 발생 원인은 유전자 변이=피부암은 우리 몸에 발생하는 모든 암 가운데 발병원인이 가장 잘 규명된 암이다. 앞서 언급했듯 백인들에게 잘 발생하는 암인데,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 피부암 환자가 많아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를 통해 원인을 밝혔다. 피부가 과도하게 햇빛에 노출될 경우 자외선(UV)이 `암 발생 억제 유전자`의 변이를 일으키고 면역반응을 억제해 피부암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암에는 어떤 암들이 있을까. 수십 종의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이 있지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음의 세 가지다.

기저세포암은 피부암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암으로 전체 발생률의 75-80% 정도나 된다. 햇빛에 많이 노출 되는 곳이나 얼굴에 많이 생긴다. 표피의 바닥에 있는 기저세포층에서 생기며 천천히 자란다. 물론 암이지만 임파선이나 다른 기관으로 전이 되는 일은 흔치 않고 계속 자라면서 주위의 조직을 파괴하며 궤양을 일으킨다.

기저세포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드물지만 얼굴이나 눈, 코 등이 파괴된 환자는 종종 볼 수 있다. 피부에 아물지 않은 궤양이 있을 때 의심할 수 있지만 궤양이 없이 자라는 일도 많다. 수술적인 치료로 거의 완치가 되지만 시간이 지나 암이 커지면 수술 후 많은 조직손상이 따른다.

◇발생률 낮아도 사망률 높은 암도 있어=편평세포암은 피부암중 두 번째로 많이 생기는 암종 이며 피부암의 약 10-15% 정도 된다. 역시 태양에 노출이 되는 부분에 많이 생기며 얼굴, 손 등에 많이 발생한다. 피부의 각질층 하부의 각화 세포층에서 일어나며 기저세포암 보다 악성이어서 인근 임파선 이나 뼈, 폐 등 다른 기관으로 전이 되고 사망하기도 한다. 5-10% 가 인근 임파선으로 전이되며, 입술이나 눈꺼풀 등에도 많이 발생한다. 편평세포암 역시 조기 진단에 후 수술적 절제를 통해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60세 이상의 연령에서 입술이나 얼굴, 팔, 다리 등에 잘 낫지 않은 상처가 있을 때 의심해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악성 흑색종 (색소종)은 우리 피부암의 약 2% 정도 되는 암이지만 피부암으로 인한 사망률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악성 종양이다. 독성이 매우 강한 악성 종양으로 흑색종의 발생률은 급속하게 늘고 있다.

주로 표피 기저층의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데, 동양인의 경우 주로 발바닥, 손바닥, 손톱 밑 등 신체 말단부에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성 흑색종은 가려움증, 통증 등 대체로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검거나 검푸른 반점 정도로 생각하고 가벼이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전적요인과 함께 과도한 자외선 노출 등 환경적 요인도 악성흑색종의 원인으로 꼽힌다. 흑색종은 일반적인 검은 점에서 시작되는 만큼 갑작스러운 점의 변화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점이 변했을 경우 피부암 의심해봐야=기존에 가지고 있던 점이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점의 모양이 불규칙하고 찌그러져있는 경우 △점의 가장자리가 울퉁불퉁 한 경우 △점의 색깔이 고르지 못하고 울긋불긋한 경우 △점의 크기가 6㎜가 넘는 경우 △가렵거나 궤양이 생겨 피가 나는 경우 등이다.

악성 암종 이라고 하더라도 조기에 진단을 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흑색종의 조기진단율이 높아지면서 생존율도 90% 이상으로 상승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이 관심을 갖고 자신 몸의 점들을 거울 앞에서 관찰하고 햇빛에 노출되기 전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등 피부 관리에 힘쓰는 것이다. 물론 일반인이 점과 피부암을 구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내 피부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꼼꼼히 살펴 변화가 있는지 예의주시한다면 조기에 확인해 치료받을 수 있는 질환이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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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한형진 건양대병원 피부과 교수
도움말=한형진 건양대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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