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인류사회 위협 영향예보 전환 재해 경감

유난히 변덕스러운 날씨를 보인 겨울이 지나고 어느 덧 봄이 성큼 다가왔다. 길가에서는 봄 노래가 흘러나오고 따스한 햇살과 꽃들이 밖으로 유혹한다. 사람들은 보통 봄나들이 떠나기 전에 일기예보를 확인한다. 비가 오거나, 황사가 오는 날 나들이를 가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 빨래나 세차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기상은 이처럼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기상을 위한 날이 있을까.

3월 23일은 `세계 기상의 날`이다. 1961년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WMO)가 국제연합(UN)의 전문 기구로 발족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기 위해 3월 23일을 세계 기상의 날로 제정했다. WMO는 전 세계가 공동으로 기상재해로부터 인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나라의 기상정보를 공유하고, 기상기술 발전을 함께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우리나라는 1956년도에 68번째로 WMO에 가입했다.

WMO는 해마다 세계 기상의 날을 기념해 특정한 표제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더 뜨겁고, 건조하고, 습해지는 미래기후에 대응하자(Hotter, drier, wetter. Face the future)`다. 그만큼 기후변화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인간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의 증가 등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로 태풍, 집중호우, 폭염, 가뭄 등 이상기후가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고, 작년 12월의 이상고온 현상과 대조적으로 올해 초에는 강한 한파로 동파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도 발생하는 현상이다.

기후변화는 우리 일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이상기후현상이 반복될 경우 산업, 건설,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피해를 초래한다. 이 같은 기후변화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서 세계 195개국은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합의했다. 이 파리협약에서 참가국들은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되, 가능한 1.5℃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기로 했다. 또 각 국은 자발적 감축목표를 5년마다 점검하기로 했다.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기상은 국경이 따로 없기에 주변 나라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WMO는 기상관측자료를 세계기상기구 정보시스템(WMO Information System)을 통해 실시간으로 교환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 관측한 자료를 주고, 다른 나라에서 관측한 자료를 받아 모두 서로의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관측한 자료로 몇 시간 후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겠지만 다음날의 날씨를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일기예보는 이러한 국제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한편 기상청은 2007년도에 WMO 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집행이사국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올해 기상청의 정책목표는 `영향예보로의 전환을 통한 기상재해 리스크 경감`이다. 영향예보는 단순히 기상현상만을 예보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기상으로 인한 재해, 영향정도(취약성과 위험 노출 정도)를 고려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상청에서는 온실가스 등의 기후변화 감시와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미래 기후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이해확산을 위한 여러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용한 대전지방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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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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