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 성패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최적의 숙소 선정이다. 유럽·일본을 찾는 우리나라 초보 자유여행자들은 현지 한인 민박집에 묵는 것을 무척 선호한다. 해외 숙소에서의 의사소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고 교포(조선족) 주인장과 투숙객들로부터 주변 여행지 핵심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좋다.

유럽의 한인 민박집에서는 아침·저녁 두 끼의 한식을 무료로 제공받는다는 점도 강점이다. 가끔은 숙소 주인장은 물론 우리나라 여행자들과 어울려 와인파티를 즐기며 회포를 풀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나 홀로 여행자인 경우 투숙 민박집에서 마음에 맞는 길동무를 만나 일정 기간 함께 다닐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하지만 두 끼의 한식 공짜 제공과 관련해 타이트한 현지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숙소에서 저녁을 먹는다는 게 무리다. 그리고 전 세계 한인 민박집 대부분은 로케이션(접근 편의성)이 그다지 좋지 않다. 대개의 경우 지하철역과 어느 정도 떨어져 미로 골목길 안쪽에 있어 찾아가기가 참 불편하다. 설상가상으로 대로변·고가도로·도심고속도로 옆 등 하루 온종일 차량 통행이 빈번한 곳에 위치해 있기 십상이어서 차량소음으로 인해 예민한 사람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 컨디션 난조로 고전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한인 민박은 다세대주택 또는 오피스빌딩을 여행자 숙소로 쪼개 활용하다 보니 객실 간 방음시설도 미흡해 프라이버시도 쉽게 침해받는다. 운이 나쁘면 햇볕이 들지 않거나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객실을 배정받아 고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화장실과 목욕탕을 공유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밤늦게 들어와서는 샤워를 하더라도 여간 눈치 보이는 게 아니다. 초·중·고 방학과 겹치는 성수기에는 민박집 곳곳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여서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장시간 기다려야 한다.

그러므로 세계 주요 도시 한인 민박집 투숙의 `객실료 대비 편의성(만족도)`은 현지 관광호텔과 비교해 훨씬 낮다고 단언할 수 있다. 모름지기 고수 자유여행자들은 혼자 또는 가족·지인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자 민박집보다는 관광호텔을 더욱 선호한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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