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제인 구달을 키운 어머니의 격려 꿈에 믿음이 더해지면 현실이되는 점 교육 신념을 갖고 매진하는 마음 북돋아줘야

지난 2월 14일은 안중근 의사가 대한민국 국권 침탈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혐의로 뤼순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지 106년째 되는 날이었다. 당시 안 의사는 31세였고 어머니는 48세였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에서 이토를 사살하고 뤼순감옥으로 옮겨져 재판을 받았다. 안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사형선고를 접하고 안 의사에게 직접 지은 수의와 편지를 보냈다. 안 의사는 항소를 하지 않았고 1910년 3월 26일 형 집행으로 순국했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을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안의사에게 보낸 편지다. 참으로 단호하다. 자식에 대한 믿음이 확실했음도 알 수 있다. 안 의사 역시 단호했다. 재판과정에서는 늘 당당했고 논리정연했다.

"사람들은 나의 꿈이 무모한 것이라고 여겼다. 그들은 젊은 여자가 집을 떠나 멀리 야생 동물을 관찰하러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우리 집이 부자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럴 때면 어머니는 네가 진실로 그것을 간절히 원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기회를 붙잡는다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절대로 네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네게 길이 있을 거야라고 말하셨다."

생태학자이자 활동가인 제인 구달은 `침팬지와 함께 한 나의 인생`에서 어머니가 한 이 말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했다. 또한 모든 젊은이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며 "여러분은 여러분의 꿈을 이룰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썼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 주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후손들과 노예 주인의 후손들이 형제처럼 손을 맞잡고 나란히 앉게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글거리는 불의와 억압이 존재하는 미시시피 주가 자유와 정의의 오아시스가 되는 꿈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피부색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인격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꿈입니다. 지금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지금은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주지사가 간섭이니 무효니 하는 말을 떠벌리고 있는 앨라배마 주에서, 흑인 어린이들이 백인어린이들과 형제자매처럼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꿈입니다. 내 꿈이 실현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미국이 위대한 국가가 되려면 우리의 꿈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합니다." 흑인해방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목사가 1963년 디트로이트 코보홀에서 한 연설의 일부다.

연설이 있고 46년째이던 2009년 1월 20일 흑인인 `버락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국회의사당 앞에서 취임 연설을 했다. 오바마가 1961년 8월 4일 생이니 킹목사가 연설을 할 때는 그가 2살 때였다. 마틴 루터 킹은 비록 총으로 암살되었지만 그의 꿈은 살아서 현실이 되었다. 나는 꿈에 믿음이 더해지면 현실이 된다고 믿고 있다.

나는 내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어떤 이는 그간 모은 재산을 물려주려 할 것이고, 어떤 이는 그가 가진 기술을 물려주려고 할 것이다. 자신이 가진 사상과 철학을 물려주려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인생을 어떤 목적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를 유산으로 물려주려는 이도, 인생을 어떤 태도와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유산으로 물려주려는 이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아이에게,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기성세대가 항상 놓지 말아야 할 질문이다.

최재권 나사렛대 생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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