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흰곰과 불곰이 대결했던 날부터 1주일쯤 뒤에 흰곰이 다시 해안선 가까이에 있는 침엽수림에 나타났다. 그때는 그곳이 여름에 해당하는 시기였음으로 해안선의 얼음들이 녹아 흰곰들은 사냥을 하기가 어려운 시기였다. 해안선 가까이에 있는 바다의 얼음밑을 돌아다니는 바다표범들이 얼음이 녹으면 저쪽으로 가버리기때문이었다.

그러면 흰곰들은 바다표범 사냥을 하지못하게 된다. 흰곰들은 그래서 침엽수림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때 해변가에 있는 침엽수림에서는 열서너명의 인디언 사슴 사냥꾼들이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하고 있었다. 쫓고있던 붉은 사슴들이 그리로 도망가고 있었기때문이었다. 인디언 사냥꾼들은 사슴 한 마리를 잡아놓고 천막안에서 잠을 잤는데 새벽에 일어나보니 잡아놓은 사슴의 시체가 없었다. 천막 바로옆에 놓아두었던 사슴의 시체는 무게가 백㎏이나 될 것 같았는데 그런 무거운 사슴의 시체가 어디로 갔을까. 곰의 발자국들이 있었다. 흰곰이었다. 어미와 거의 다 성장한 새끼의 발자국이었다.

곰종류의 짐승은 모든 단독생활을 하는 짐승이었으나 흰곰의 어미만은 새끼가 다 성장할 때까지 데리고 다녔다.

그 흰곰들은 인디언 사냥꾼들이 야영을 하고 있는 천막 바로 옆에까지 들어와 사슴의 시체를 몰래 끌고 갔다.

불곰은 사냥을 할 때는 발자국소리도 내지않고 냄새도 풍기지않는다. 전신이 하얀 흰곰이 눈속에 숨어있다가 그렇게 기습을 해오면 에스키모 사냥꾼들도 어찌할 수 없었다. 에스키모 사냥꾼과 함께 야영을 하다가 그런 흰곰의 습격을 받은 일이 있는 백인사냥꾼들은 그런 흰곰의 습격을 백색의 공포라고 말했다. 소리없이 다가와 천막을 짓밟고 덮치는 흰곰들에게는 총을 쏠 기회도 없었다.

흰곰의 그런 기습전법은 그들이 바다표범을 잡을 때 쓰는 전법이었다.

얼음밑에서 사는 바다표범들은 얼음에 구멍을 뚫어놓고 가끔 그 구멍에서 나와 숨을 쉬는데 흰곰은 그 구멍 인근에 숨어있다가 바다표범이 나오면 번개같은 기습으로 바다표범을 잡았다. 앞발로 목덜미를 후려쳐 갈고리같은 발톱으로 찍어눌렀다.

불곰은 사람들을 습격할 때도 그런 기습공격을 했기 때문에 많은 에스키모사냥꾼들이 희생되었다. 그래서 백인사냥꾼들은 흰곰이 드나드는 곳에서 야영을 할 때는 천막주위에 조명들을 켜놓고 개들의 경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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