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송신용(왼쪽) 대전일보 서울지사장과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제공
송신용(왼쪽) 대전일보 서울지사장과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제공
은행과 생명, 손해보험, 투자증권 등 7개 자회사를 두고 있는 NH농협금융지주는 국내 최대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자랑한다. 농협금융지주호(號) 선장인 김용환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한 이래 4대 경영 나침반(현장·스피드·소통·신뢰)을 제시하고 조직의 효율성 강화에 집중, 큰 성과를 내면서 금융권 전체의 긴장지수를 끌어올렸다. 현장 중심의 경영과 보고 및 회의문화 개선으로 고객 중심의 체질로 탈바꿈했고, 성과와 역량에 초점을 맞춘 인사·보상 관리는 조직의 경쟁력을 높였다. 글로벌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핀테크 역량이 강화된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충남 보령 출신인 김 회장을 만나 취임 1년의 성과와 계획,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들어봤다.

대담=송신용 서울지사장

-취임 1년이 됐다. "농협중앙회 스타일에서 벗어나겠다"며 개혁과 혁신을 외쳤는 데 그동안의 성과를 설명해달라.

"벌써 그렇게 됐나. 빠르게 지나갔지만 참 기억에 나는 1년이었다. 내부에서 경험해보니 농협은 농업과 농촌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조직임을 실감하게 됐다. 농업금융이 대한민국 대표 금융기관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4대 경영 나침반을 제시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3대 시너지 사업을 추진해 올셋펀드를 출시 10개월 만에 수탁고 7000억 원의 대표 투자 상품으로 육성했다.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기반을 확충했다. 지난 1월 중국 공소그룹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사업 기반을 구축한 것도 의미가 크다고 본다. 또 오픈플랫폼을 구축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핀테크 역량 강화에 힘썼다."

-`빅뱅`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금융산업 환경 변화가 심하다. 인터넷은행도 선보였고,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가 현실화됐다. 경쟁력 제고 방안이 무엇인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 농협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협금융 2020 중기전략`을 수립하고 전사적으로 추진중이다. 기존의 농협금융 중장기전략을 재정립했다. 우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려고 한다. 성장성을 고려해 중국과 동남아 신흥국 중심으로 진출 하려고 한다. 해외지분 투자와 지역거점(홍콩) 육성 등 범농협 차원에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와 사업플랫폼 혁신도 주요 과제다. 복합점포 등 그룹차원 채널 공유와 손익중심 사업평가, 시너지 평가체계 고도화에 나서겠다. 또 융·복합금융을 선도하고 리스크관리 선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조직 활성화를 위해 자기주도형 학습 정착으로 인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과연동 보상체계를 확립할 방침이다."

-경영 안정화를 위해 수익 부분에서 비이자 부분의 비중을 높여나가는 등의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상이 있다면.

"농협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비은행 비중(자산 기준 약 33%)이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높다. 다른 금융기관 보다 10-20% 앞선다. NIM(순이자마진)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증권, 보험 등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가 목표손익을 초과 달성했다. 은행은 수익 다변화를 위한 비이자 이익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핵심수수료사업 강화와 고객중심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제공을 위한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도 그 일환이다. 아울러 유통·경제를 활용한 범농협적 사업으로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진출 확대로 신수익원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카드·유통 협업 마케팅을 강화하고 범농협 시너지 협의체를 통한 신규사업 발굴에 나선다면 성과가 극대화되지 않을까. 신흥국 중심의 해외 지분투자 확대와 합작사 설립을 위해서도 열심히 뛰고 있다."

-보험 산업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성장 전략이 무엇인지 듣고 싶다.

"최근 보험 산업은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에 따른 시장환경 변화와 보험상품의 가격 규제 자유화 같은 제도변화에 따라 근본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농협보험은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네 가지 실행전략을 추진 중이다. 우선 보장성보험 상품경쟁력 강화와 판매 채널 다변화로 보험손익을 확대하는 것이다. 또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자산운용시스템 선진화로 자산운용 체계를 고도화할 생각이다. 중장기 재무 건전성 강화와 함께 계열사간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로 국내시장의 수익 창출 한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조직문화가 남다른 금융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서 직원들의 전문성과 사기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복안을 들려달라.

"농협금융은 협동조합 금융기관으로서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조직문화가 있어 로얄티와 직원간의 유대감이 강한 장점이 있다. 다만, 조직이 크고 방대해 스피드와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성과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로 활성화하려는 이유다. 형식과 관행에 얽매이기 보다 유연하고 실용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농협금융의 혁신 DNA발굴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를 조직내 뿌리내리는 활동을 벌일 생각이다. 조만간 `NH미래혁신리더`를 선발한다. 각 계열사 25명 내외로 구성해 농협금융내 새로운 조직문화를 조성하는데 기여하도록 지원에 나설 것이다."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가 화두다. 이와 관련, 해외진출 등을 위한 전문가 양성 같은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핵심직무에 대한 통합인재육성제도` 도입으로 금융그룹의 인적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심을 두고 있다. 지주차원에서 글로벌, 자산운용, 기업금융, 자산관리 등 여러 분야를 설정해 계열사 공동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 중이다. 농협금융 전체 사업전략과 연계된 핵심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게 목표다. 특히, 농협은행을 중심으로 투 트랙형 글로벌 인재를 키울 생각이다. 트랙 1은 시니어급으로 구성, 맞춤식 글로벌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직무전문가로 육성할 예정이다. 트랙2는 주니어급으로 구성해 NH-글로벌인재상에 부합하는 예비인력을 중심으로 단계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장기성장형 전문인력으로 육성한다. 자산운용 등 다른 분야 역시 선진 지식과 역량을 기르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김 회장의 충청 사랑은 남다르다. 홍조근정 훈장 등 상훈이 하나 둘이 아니지만 지난 2월 충청향우회 중앙회로부터 자랑스런 향우대상(경제금융부문)을 받은 것을 특히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듯했다. 김 회장은 "충청도 사람들이 신중하고 중립적이어선지 유독 금융권 인사들이 많다"며 재무부 수장을 역임한 이규성 홍재형 라웅배 전 장관 등을 일일이 열거했다. 법과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유연하고 신뢰감 있게 일하다 보니 어려울 때마다 충청 출신에게 일을 맡긴 것으로 해석된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금융산업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충청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진취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김용환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사무실마다 걸려 있는 액자가 하나 있다. `弗爲胡成`(불위호성)이 그 것이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의미다. 김용환 회장이 올해 내건 화두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대응력과 실천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해외 진출의 승부수를 걸겠다는 결기가 엿보이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김 회장만큼 다양하고 전문적인 이력의 금융권 인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관료로 출발해 재정·금융을 다룬 뒤 금융감독기관과 국책은행, 민간금융기관의 최고 책임자에 이르기까지 그가 걸어온 길은 전인미답에 가깝다. 행정고시 23회로 옛 재무부 국제금융국 외환정책과 사무관을 시작으로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1995년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증권관리위원회(SEC)에 파견돼 선진 증권을 익혔다.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과장과 증권선물위 상임위원, 금융위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한국수출입 은행장을 역임했다. 18년만에 생명보험사 상장을 이끌어내는 등 일을 맡을 때마다 족적을 남겼다. "경험을 많이 하고 죽을 듯 일해 봐야 아이디어와 전략이 떠오른다"는 지론은 이렇게 생겨났다.

고향에서 중학교를 마친 뒤 서울고를 거쳐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 벤더빌트대(국제경제학 석사)와 경희대 대학원(경영학박사)을 마친 학구파다. 기획력과 추진력 이상으로 소통 능력이 탁월하다. 농협 축협 등을 거느린 농업경제지주와 시너지 창출로 해외 진출에서 성과가 기대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영업 현장을 찾아가 일선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소통경영은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촉매제가 돼 순이익 확대로 이어졌다. 복합점포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금융시장에서 한발 앞서가는 것도 좋은 사례다. 농협금융지주의 개혁과 혁신은 현재진행형이다.

김 회장은 "여신 경쟁력 강화 분석을 마무리한 만큼 이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수익성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잡이를 본격화할 것임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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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1년의 성과와 계획,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제공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1년의 성과와 계획,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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