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은 19·20대 국회 분기역 중진 정치인들 퇴진 공백 우려 커 지역 대의할 대체 자원배출해야

나병배 논설위원
나병배 논설위원
정치권은 지금 계절로 치면 환절기다. 계절과 계절의 순환 국면처럼 정치권은 19대 국회에서 20대 국회로 건너가는 초입에 들어서 있다. 환절기가 되면 사람들은 몸살을 앓는다. 정치권에서도 이런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계절적으로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동조화 현상으로 여겨진다.

충청권에서 20대 총선은 또 다른 의미의 정치 환절기 성격을 띤다. 충청정치가 19대 국회와 20대 국회로 구획될 수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몇 가지 분석 틀 중에서 먼저 꼽을 수 있는 게 지역의 인적 정치자원 세대교체다. 정치인 개별 차원의 퇴각으로 해석해도 상관은 없다. 각각의 사정과 변수가 시기적으로 일치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충청 정치지형의 상층 구성에 변동이 오는 일이라면 한번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여야 물갈이 공천 정국과 꼭 연관 짓지 않아도 된다.

20대 국회와 작별을 고한 인사들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여당 쪽에선 대전 강창희 6선 의원, 충남 이완구 의원이 꼽힌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정부에서 총리직을 맛봤다는 공통점이 있다. 충청 출신으로 대통령이 지명하는 행정부 최고위직에 올랐다는 건 당사자로선 행운이고 지역민들에겐 자긍이다. 강 의원의 경우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정치인생의 대미를 장식했다 할 수 있다. 반면 이 의원은 20대 국회에도 등장할 뻔 했는데 관운의 정점에서 속절없이 추락하는 불운이 따랐다. 야당 인사중엔 시집 판매 논란을 야기한 충북 청주 노영민 3선 의원도 20대 국회 진입을 봉쇄당했다. 개인의 정치시계가 4년 정지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내상이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은 어쨌든 충청 정치권에서 단위 권역 여론을 비교적 묵직하게 대의해온 그룹이다. 그랬기 때문에 20대 국회에선 한동안 이들의 빈자리가 커보일 지 모른다. 특히 여권으로 한정했을 때 강·이 의원의 부재는 필연적으로 지역 정치질서의 리더십 약화와도 맞물릴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의원 개인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라는 건 교과적인 정의이고 책 밖의 정치 현실에선 위계의 논리가 작동하기 마련이다. 그런 구심력 부재는 일종의 정치력 진공 상태로 치환된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행정권력이든 의회권력이든 지역 이익을 매개하는 파이프 라인이 왜소해지면 충청에 배분될 국가자원 몫의 축소를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여야 충청 정치인 중에는 20대 국회를 공략하는 다수 중진 의원들이 출전 대기 모드에 있어 낙담하기엔 이르다. 당장 충남 이인제 의원과 세종 이해찬 의원이 7선 고지 도전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두 의원은 충청정치 울타리에만 가둬 놓을 시기와 체급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일국의 대선 후보를 지냈고, 일찌감치 총리를 지낸 원로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정치적으로 더 오를 여지가 있는지 살펴볼 때 여건과 환경 면에서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

다음은 충청정치의 허리 쯤 해당하는 정치인들 탐구 차례다. 3선 기준으로 야당은 두터운 반면, 여당은 좀 빈약하다. 대전 이상민 의원, 충남 천안 양승조 의원, 충북 변재일·오제세·이종배 의원이 눈에 띈다. 충청권 통틀어 여당 3선 의원은 충북 청주 정우택 의원이 유일하다. 대전 박병석 4선 의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5선에 성공하면 당 지도부나 여소야대를 전제로 국회의장직을 노려봄 직하다.

보통 3선 의원 반열에 오르면 정치적 성장 여부는 본인 역량이 좌우한다. 충청권에 3선 이상 의원층이 두터워 지는 것과 개개인이 활로를 열어가는 건 별개 영역이다. 야구선수가 `벌크 업`만으로 강타자가 되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의원들의 선수 축적 이면에도 유사한 함정이 숨어 있을 수 있다. 가령 `강창희 모델` `이완구 모델`을 벤치마킹 할 수는 있겠지만 의원 선수 이외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20대 국회에서도 누군가는 충청정치의 확장성을 담보하는 멍석을 깔아야 한다. 현역 의원들이 기대에 부응 못하면 지역민들이 표로 뒷받침할 명분이 약해진다.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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