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 雲 米 그림

비비들의 왕국은 동시에 수컷들의 왕국이었으며 그런 나라에서 암컷들이 감히 수컷들에게 항거의 자세를 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암컷들은 반란의 주동자옆에 붙어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우리는 반란의 주동자인 암컷편에서 싸우겠다는 의사표시였다. 수컷두목의 표정의 변화가 볼만했다. 처음에는 경악의 표정이었고 다음은 당황의 표정이었으며 다음은 두려움의 표정이 되었다.

수컷 두목은 마지막으로 송곳니를 들어내고 덤벼드는 시늉을 보였는데 그래도 암컷들이 물러서지 않으니까 자기가 등을 돌려 물러섰다.

그러자 멀리서 그 대결을 보고있던 많은 암컷의 무리들이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개가였다.

그때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음으로 조사대의 학자들은 그 대결의 결말을 보지못하고 초소로 돌아갔다.

조사대는 초소에서도 그 비비들의 수컷두목과 암컷들의 대결이 궁금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다음날 아침 조사대는 그 대결이 벌어졌던 비비가족무리의 집에 가봤다.

대결의 결과가 나와있었다.그 가족무리의 집에는 전날까지 왕의 자리에 있었던 두목이 없었다. 그대신 전날 그 두목과 대결했던 반란의 주동자인 암컷 리더가 그 자리에 있었다. 여왕이었다. 왕을 축출한 여왕이 암컷들뿐만 아니라 두 마리의 수컷까지 다스리고 있었다.

여왕은 방금 수컷 한 마리와 짝짓기를 하고 난 뒤였으며 여왕의 시중을 든 젊은 수컷이 여왕의 음부를 핥아주고 있었다.

다른 수컷 한 마리는 집 한구석에서 웅크리고 있었는데 그 옆에서 전날 최고 리더의 옆에 붙어있었던 암컷 리더의 한 마리가 붙어있었다. 그 암컷은 수컷에게 그 무엇을 강요하고 있었다. 전의 수컷 두목이 암컷들에게 강요하듯이 그 암컷은 수컷에게 짝짓기를 강요하고 있었다. 수컷은 어찌할 수 없이 암컷의 요구를 받아들여 암컷의 등에 올라타고 있었는데 겁을 먹어서 그런지 성사가 잘 되지 않았다.

전의 왕이였던 수컷의 두목은 어디에 갔을까. 수컷은 집에서 멀리 쫓겨나 어느 바위 그늘에 앉아있었다. 처참한 모습이었다. 녀석은 전신의 털들이 빠져있었고 만신창이였다. 암컷들과의 싸움의 결과였다. 수컷은 공포에 떨고있었으며 그 녀석은 다시 왕년의 자리에 복귀할 가능성은 없을 것 같았다.

암컷들이 승리한 집을 조사했던 학자들은 침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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