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조사대는 조사범위를 넓이기로 했다. 그때까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던 가족 무리의 조사를 중단하고 다른 가족 무리들의 조사도 하기로 했다.

그때 쯤은 비비들도 철저한 경계심을 풀고 있었으므로 조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다른 가족 무리들의 생활도 모두 비슷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으니 모두가 일부다처제 였고 두목인 수컷들은 많은 암컷들을 감시하고 처벌하고 있었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바위산의 중턱에 있던 어느 가족 무리들이 예외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 가족 무리에는 두목인 큰 수컷 한 마리와 젊은 수컷 두 마리가 살고 있었고 암컷 여섯 마리와 새끼들 여덟 마리쯤이 있었는데 다른 가족 무리들과 좀 다른 점이 있었다.

비비들은 수컷의 몸이 암컷의 몸보다 월등하게 컸는데 그 가족 무리의 암컷들 중에는 수컷과 거의 같은 크기의 암컷들이 세 마리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 가족 무리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어린 영양 한 마리를 잡아 놓고 잔치를 벌이고 있었는데 그 잔치에는 암컷들도 참가하여 영양고기를 뜯고 있었다.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영양의 고기는 비비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였으며 무리 내의 수컷들은 자기들끼리만 영양 사냥을 하여 잡은 영양도 자기들끼리만 먹었다. 그게 상례였으며 대부분의 가족 무리에서는 암컷과 새끼들은 그 잔치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잔치에는 덩치가 큰 암컷 세 마리가 당당하게 참가하여 고기를 뜯고 있었고 다른 암컷 두 마리도 험악한 두목의 눈치를 보면서 잔치판에 끼어들려고 했다.

그 암컷들은 험악한 두목의 태도를 보고 감히 잔치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걸 본 암컷들이 그 암컷들을 불러들여 자리를 내주고 있었다.

수컷이 분노하여 으르렁거렸으나 암컷들은 물러서지 않았으며 결국 나중에 온 암컷들도 자리를 차지하여 고기를 뜯고 있었다.

어찌된 일일까.

심상치 않았다. 비비들의 무리생활에 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암컷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 같았다.

수컷 두목이 으르렁거리고 있었으나 암컷들의 수가 많았다.

수컷 두목이 더 이상 참지못하겠다는 듯이 반란의 주동자로 보여지는 암컷에게 다가섰다. 기다란 송곳니를 내밀어 내고 있었으며 당장이라도 덤벼들 것 같았다. 드디어 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놀랄 만한 일이 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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