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그 비비들의 가족무리의 생활은 얼핏 보기에는 인간들의 가족생활과 비슷했다. 현재 지구의 여기저기에 있는 미개국부족들의 생활과 비슷했다. 일부다처제도로 한 남편이 여러명의 처를 데리고 사는 부족들말이다.

그런데 자세히 관찰해보니 뭔가 달랐다. 그들 비비들의 생활에는 언제나 어떤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어미와 새끼들 사이나 애비와 새끼들 사이는 그렇지 않았으나 남편과 마누라들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여러마리의 마누라를 데리고 사는 남편이 마누라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덩치가 암컷들보다 훨씬 큰 남편이 곱지않는 눈초리로 마누라들을 감시하고 있었고 마누라들은 모두 불안한 태도였다. 길든교수가 그들 부부들의 불안한 생활에 주목을 한지 이틀만에 파탄이 생겼다.어느날 그 가족무리의 집 인근에 그 집 가족이 아닌 수컷 한 마리가 돌아다니자 집안에 있던 젊은 암컷 한 마리가 슬그머니 집에서 빠져나가 그 수컷에게 다가섰다.바람이 난 암컷인 것 같았다.

그러나 남편이 그걸 발견하고 고함을 지르면서 바람난 암컷을 쫓아갔다. 그러자 몰래 암컷을 유혹하던 수컷은 기겁을 하여 도망가버렸고 바람난 암컷이 남편에게 잡혔다.

인간의 사회에서도 그럴 경우는 부부간에는 싸움이 벌어지고 국가가 간통들을 한 당사자들을 처벌하거나 당사자간의 한쪽이 상대에게 직접 폭력을 휘둘르는 경우가 많았으나 비비들의 경우는 특별했다.

그때 비비의 남편은 대발노발하여 대뜸 마누라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는 마누라를 끌고 돌아다녔다. 그냥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손으로 때리고 발로 차면서 끌고다녔으며 마누라는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래도 비비사회에서는 아무도 그런 가정폭력을 말리는 자가 없었다.

횡폭한 남편의 폭력은 한시간동안이나 계속되었고 마누라는 반죽음이 되어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남편이 폭력을 쓰던 자기가 지쳐 더 이상 폭력을 쓰지 못하게 되자 비로소 폭력을 중단하고 반죽음이 되어있는 여편내를 집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 비비의 남편은 그렇게 간통을 하려던 마누라만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의 말을 잘 듣지않는 마누라나 다른 남자에게 곁눈질을 하는 마누라도 모두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폭력을 행사했다.

그래서 비비가족들의 생활에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날이 없었고 늘 비명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지옥과 같은 생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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