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비비들이 집단부락 또는 마을이라고 볼 수 있는 지역단위의 무리를 구성하고 있는 사실은 흥미있고 주목해야할 조사대상이었다.

아마도 인간들도 나무에서 내려와 지상생활을 하고있던 시기에는 그랬을 것이었다. 나무에서 내려온 가족단위의 혈연무리의 힘만으로는 사납고 강한 뭇 지상동물들과 생존투재을 하기가 어렵게 된 인간들이 마을조직을 만들어 그 힘으로 다른 종류의 짐승들과 싸웠을 것이었다. 보통 지상에서 사는 포유동물들은 사자나 고릴라 침팬지들처럼 혈연으로 가족제도만을 만들어 살았으며 그 가족무리들은 같은 동족의 가족무리들과 싸우기도 했다.

생활의 중심이 되는 텃밭이나 사냥터를 넓히기위해 동족끼리 싸웠고 암컷들을 차지하기위해 싸우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런 동족간의 분쟁을 조정할 마을과 같은 조직이 없었다.

그런데 비비들은 달랐다.그들은 진화과정에서 앞서가는 사람들처럼 가족무리들이 모여 더 큰 지역 무리를 구성하여 힘을 합쳐 다른 종류들의 짐승들과 생존투쟁을 했다. 그래서 현재의 비비들의 무리제도를 조사연구하면 한때의 인간들의 무리제도를 엿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영국박물관에서 앙골라지역에 있는 비비들의 왕국을 조사하기위해 파견한 조사대는 비비들과의 싸움을 피하면서 평화적으로 조사를 계속했다.

그 결과 또다른 사실이 발견되었다. 전혀 예측하지못했던 놀라운 사실이었다. 비비들의 가족모임 무리들이 서로 모여 구성한 지역사회인 마을단위 조직위에 또다른 광역지역사회 조직이 있었다. 인간사회로 칠 것같으면 마을이나 시군도등 지방자치단체위에 있는 정부 또는 국가라고 볼 수 있는 조직이 있었다. 어떻게 야생동물인 비비들이 그런 정부 또는 국가를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정부나 국가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은 고도의 문화를 가진 인간뿐이었다.어떻게 서로간의 의사를 주고받는 언어도 없는 야생동물이 그런 일을 했을까.

어떻든 비비의 왕국은 있었고 그 밑에 군의 총사령부인 군단이나 사단이 있었고 그 밑에 또한 대대 또는 소대가 있었다. 가족 무리들이 소대를 구성하고 마을 시도등 지역무리가 사단 또는 군단을 구성하고 국가 또는 왕국이 최고의 통치기구를 구성하고 있었다.

조사대가 관찰해보니 비비들의 상하질서는 엄격했다. 바위틈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그들이 서로 만나면 그중 한쪽은 꼬리를 내리고 길을 비껴주고 다른 한쪽은 가슴을 펴고 꼬리를 올려 당당하게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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