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1968년 6월 영국왕실박물관의 영장류동물연구팀이 남아프리카 앙골라지역에 있는 바분(비비)서식지로 출발했다. 길드교수가 이끄는 4~5명의 학자들과 그들을 경호하는 영국육군예비역대위 캡틴 하든등 열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이었다. 영장류 동물의 생태를 조사하는데 왜 그런 다수의 경호단이 따라가는가.

그렇게 해야만 했다.바분은 학술상으로는 영장류 긴꼬리원숭이 종류로 분류되고 있었으나 예사 원숭이종류가 아니었다. 동양의 옛사람들은 비비를 공룡이나 백호등과 같은 괴물로 간주하고 있었다. 인축을 해치는 무서운 맹수로 간주하고 있었는데 비비는 지금도 인축을 해치는 맹수였다.

비비는 개보다도 덩치가 크다.수컷은 무게도 10여㎏나 되고 두목급의 큰놈은 50㎏까지 된다. 근육덩어리인 어깨가 벌어져있었고 기다란 대가리의 주둥이가 돌출되어있었으며 아가리에는 길이가 5 ㎝ 되는 어금니가 단검처럼 번쩍이고 있었다. 성질이 거칠고 호전적인 괴물이며 곤충이나 도마뱀 토끼 영양들을 잡아먹는 잡식성이다. 비비는 표범과 숙적이며 텃밭에 들어오는 표범과 과감한 싸움을 벌려 서로 죽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5㎝가 넘는 어금니에 물리면 표범도 살아남지 못했다.

영장류인 비비는 사람들과 함께 진화되어온 동물이기 때문에 그 생태의 조사는 동물학자들의 중요과제였으나 그때 영국왕실박물관 소속 학자들이 그곳에 간 것은 단순히 연구만을 하기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때 앙골라자치정부는 영국에 앙골라에 있는 산지에 수천마리나 되는 비비들이 모여들어 비비들의 왕국을 만들어놓고 산지 기슭에 사는 인간들이 개척해놓은 밭을 마구 짓밟을뿐만 아니라 마을에까지 들어와 인축도 해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 비비들의 왕국은 너무나 강대하기 때문에 앙골라의 사냥꾼들의 힘으로는 제지할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영국정부는 왕실박물관과 의논하여 박물관이 파견한 조사단에 상당한 병력을 배치했다.

왕실박물관의 조사단이 그곳에 도착할 때도 큰 사고가 일어나고 있었다.

수백마리나 되는 비비들이 그날 아침 마을앞에 있는 옥수수밭에 들어가 밭을 숙대밭으로 만들어놓았는데 그게 그들의 목적이 아니었다. 그들은 밭을 점령하여 마을사람들을 그리로 출동하게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옥수수밭에 출동한 사이에 마을을 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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