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교육은 성적만으로 모든것 평가 스스로 위험을 경험하면서 문제 해결 학생 주도적 학습 분위기 조성 변화를

`내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까?`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어느 시기까지는 계속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언제`, `어떻게`, `어떤`은 따라 붙는 질문이다. 질문을 따라 가다 보면 스스로 대답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떤 교육을 시킬 것인가와 관련해, 국가는 학교교육에서 교육과정으로 정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예컨대 `경제교육지원법`, `문화예술교육지원법` 등인데, 2015년에만도 두 개의 법률이 제정되었다. `인성교육진흥법`과 `진로교육법`이다. 지방도 조례를 만들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지원한다. 시대에 따라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교육도 빠른 변화를 하고 있고 계속 진화중이다.

지난해 초중등교육에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이 시행한 `오디세이학교`, 경기도교육청이 시행한 `꿈의 학교가 그렇다. 올 해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하는 자유학기제도 빼놓을 수 없다. 학교 밖에서도 새로운 교육이 돋아나고 있다. `꿈틀리 인생학교`가 있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1년 과정의 기숙학교로 올 2월 22일 개교했다.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를 `우리식으로 적용`한 최초의 학교다. 입시경쟁 속에서 학원을 오가며 쉴새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1년간 `옆을 볼 자유`를 줌으로써, 스스로 행복한 인생을 설계하고, 나아가 장차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일꾼이 되게 한다"고 한다.

고등교육(평생교육)에서도 새로운 형태가 선보였다. 대안대학이란 이름으로 서울 북촌에서 `건명원`이, 신촌에서는 `신촌대학교`가 개교했다. 신촌대학교는 학과 이름부터 별나다. `그까짓창업학과`, `예뻐져볼과`, `심(心)봉사학과`, `몸플학과` 같은 것들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은 학교와 학교형태의 교육이다. 다른 사례를 하나 보자. 서울에 있는 한 지인이 공공청사의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임차)해 2년간 방과후 활동을 했다. 흔히 생각하는 방과후수업과 운영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학생은 초등학교 4-6학년 10명이었다. 수업계획을 수립하거나 교안 같은걸 만들지 않았다. 그 날의 활동은 그 날 참여한 학생들이 회의를 통해서 결정했다. 초기에는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차차 학생들 스스로 학습계획을 수립했고 일을 분담했으며 주변의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프로젝트도 수행했다고 한다. 6개월이 지나자 학생들이 스스로 모든 걸 해나갔다.

학생들은 회의를 통해 자신의 제안이 채택되면 시키지 않아도 학습을 주도적으로 이끌더란다.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양보와 협력도 자연스럽게 행해지더란다. 선생님은 식사준비를 꼭 10인분만 했다고 한다. 어떤 때는 12명이 되기도 하고 13명이 되기도 했지만 항상 10인분을 준비했다고 한다. 유한한 자원을 어떻게 나눠야 다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지식으로 설명하지 않고 밥으로 터득하게 한 것이다. 도로를 건널 때는 무엇을 경계해야 하고 위험을 어떻게 회피할 수 있을지도 학생들 회의를 통해 찾아내게 했다고 한다. 그렇게 문제해결능력을 키워나가기를 바래서 였다.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은 안전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위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축구중계를 보다 보면 해설가들이 곧잘 이런 말을 한다. "골을 넣어봐야 골을 넣는다." 그렇다. 4㎞를 걸은 사람은 5㎞도 걸을 수 있다. 3.5㎞를 걷고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4㎞를 걸어봤던 사람은 좌절하지 않는다. 성공하는 경험, 성취를 이루는 경험, 실패해본 경험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강력한 동기다.

우리나라는 성적만으로 모든 걸 평가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모든 학생이 시험에 올인한다. 점수가 학생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시험만을 위한 교육, 정답만을 찾아내는 기술을 계속할 것인가? 학교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제도도 변화하고 있다. 내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까? 이제 부모가 변화해야 한다.

최재권 나사렛대 생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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