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 실시 눈앞 교육복지 사각지대 면밀히 검토 인성·학력 갖춘 인재 양성해야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2월이면 3월 걱정을 한다. 3월에는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니, 우리 아이들이 잘 적응할까, 학업은 얼마나 향상될까, 어디 아프지는 않고 학교에 잘 다닐까, 그런 걱정이다. 아이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설렘과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다짐도 있지만 약간의 두려움도 있다. 잘 할 수 있을까, 학교폭력에 시달리지나 않을까, 누구와 친구를 맺을까, 그런 걱정이다.

교사들은 3월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2월이다. 종업식과 졸업식을 하면서 아이들을 보내고, 새롭게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계절이다. 가르칠 교과의 연간 목표도 세우고, 과정도 계획하고, 활동에 대한 평가도 어떻게 할 지 정한다. 학급 경영 계획과 생활지도, 동아리 운영 계획도 세운다. 교사들의 대대적인 이동도 2월에 이루어진다.

3월부터 전국적으로 전면 실시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따라 진로체험버스와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이 확대 실시된다고 한다. 따라서 다양한 진로 탐색과 많은 체험활동이 전개될 것이다. 학부모들은 진로체험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 기간 동안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가 실시되는 동안 학습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확인해 주고, 이를 상세히 기록하고, 활동을 정리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체험활동 중 안전 지도와 철저한 학생 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초중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이 강조된다.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꼭 필요한 교육이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과 전문 능력을 키워 줌으로 인터넷 기반의 실생활을 주도적으로 펼쳐 나가는 사람이 될 수 있게 지도해야 한다. 가르칠 교사를 확보하는 일, 지도할 내용을 구성하는 일,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이다.

수학과 영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지대하다. 수학은 아직도 어렵다고 말하고, 영어는 여전히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잖다. 스토리로 친해지는 수학, 재밌는 영어 수업으로 학생들의 두뇌 활동이 활발하게, 의미 있게 진행되길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단위학교의 인성교육과 1학생 1스포츠 활동, 예술교육도 알차게 추진해야 한다. 바람직한 인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더불어 살아 갈 줄 아는 공동체 역량을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을 키우는 일은, 우리 교육의 목표이며 학부모의 소망이다. 일반고의 학습역량을 높이기 위해 특정 교과목을 특화해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과중점학교 운영을 확대한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내용을 비판적으로 꼼꼼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정학교 학생이 특정 교과만을 더 많이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일이 과연 적절한지 말이다. 고교 1학년 1학기에 실시하고자 하는 진로교육 집중학기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학교현장의 실정과 수용 가능성, 효과 지속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탈북, 다문화, 장애 학생과 학업중단 학생, 장기결석 학생 등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위한 종합지원 체제가 절실히 요청된다. 아직도 손이 닿지 않은 교육복지의 사각지대가 얼마나 많은지, 시급하게 종합적인 실태조사부터 실시해야 한다. 이 분야는 지원 인력과 예산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교육프로그램도 발굴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학교 폭력이 없는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 만족도 높은 양질의 급식, 질 높은 교육정보 서비스의 제공에 더욱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곧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것이요, 학부모의 학교교육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된다.

3월에 우리 아이는 잘 할 수 있을까? 학부모들은 2월부터 걱정이다. 학교와 선생님, 교육 당국에서 우리 자녀를 위해 잘 준비하고, 잘 가르치고, 잘 지원해 주길 바란다. 소박한 바람이다. 아이들을 교육할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학교에 나오기 전에 가정에서부터 부모(어른) 공경의 예절,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심, 남을 존중하는 생활태도부터 잘 가르쳐 달라고. 그것은 어떠한 준비물보다 먼저 갖추어야 할 소중한 것이라고.

이대구 前 충남교육청 교육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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