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블랙홀 충돌시 발생" 한국 연구팀 탐지 성공 금세기 최고 연구성과 노벨상 수상후보 유력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예측했던 중력파의 존재가 확인됐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단장 이형목)은 12일 국내 기자회견에서 라이고과학협력단(LSC)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를 사용해 충돌하는 두 블랙홀에서 방출된 중력파 탐지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중력파는 큰 질량의 천체가 가속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시공간의 잔물결을 말한다. 이번 발견은 미국에 건설된 두 대의 라이고 중력파 검출기(LIGO)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 발표한 일반 상대론의 중요한 예측인 중력파의 존재가 직접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2015년 9월 14일 미국 동부 일광시간 오전 5시 51분 두 곳의 라이고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에서 중력파를 검출했다. 한국 시간으로는 2015년 9월 14일 오후 6시 51분이다. 13억 광년 떨어진 거대한 두 블랙홀이 충돌해 합쳐지면서 사방으로 퍼져나온 중력파가 빛의 속도로 지구를 스쳐갔고 이 중력파를 검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에 관측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두 개의 블랙홀로 이뤄진 쌍성이 중력파를 내면서 가까워져 충돌하기 직전 0.15초 동안 나온 신호를 분석한 결과다.

이렇게 충돌한 두 개의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62배인 하나의 블랙홀로 변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태양 질량의 3배 정도 질량이 중력파 에너지로 빠져나가 소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발견은 라이고과학협력단(LSC)과 유럽의 비르고(Virgo)협력단 등 공동으로 이룬 성과로, 국내 연구진도 참여했다.

서울대 등 5개 대학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2개 출연연구소 연구자들로 구성된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2009년 LSC와 연구협력 MOU를 맺고 중력파 검출 연구에 참여했다.

이번 중력파 검출은 금세기 최고 연구성과라는 평가는 물론 우주 초기 빅뱅직후의 우주 모습을 관측할 수 있어 유력한 노벨상 수상 후보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연구 논문은 미국 물리학회에서 발행하는 피지컬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강궁원 박사는 "라이고 검출기로 중력파가 만들어낸 미세한 차이를 잡아내 그동안 신호가 맞는 지에 대한 분석을 거친 뒤 논문 게재 승인을 받고 발표한 것"이라면서 "중력파를 이용해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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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블랙홀로부터 발생되는 중력파에 대한 모식도 그림(위쪽)과 LIGO Livingston 중력파 검출기.  사진=NASA GSFC· www.ligo.org 제공
두 개의 블랙홀로부터 발생되는 중력파에 대한 모식도 그림(위쪽)과 LIGO Livingston 중력파 검출기. 사진=NASA GSFC· www.ligo.org 제공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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