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10대 겨냥 패키지 상품 논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각종 패키지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상술이 도를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술이 청소년들의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과도한 경쟁에 대한 업계의 자정작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1일 지역 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의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을 선물하던 과거와 달리 향수와 속옷, 지갑 등 다양한 제품을 선물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초콜릿을 건넨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선물을 통해 마음을 전하는 방식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밸런타인데이 선물 품목이 다양해지자 기존의 초콜릿이나 와인 등 각종 식품업계에서도 밸런타인용 특별 패키지를 내놓으며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특별 패키지 전략은 `고급화`라는 추세와 맞물려 기존보다 더욱 비싼 가격대를 형성한다는 문제점을 낳고있다. 초콜릿 전문회사인 A사가 최근 출시한 최고급 밸런타인데이 패키지 상품은 20만원을 호가하며, B와인회사 역시 10만원 대 밸런타인데이 특별 패키지를 출시한 바 있다.

이같은 밸런타인용 `특별 패키지`는 일반 판매 제품 뿐만 아니라 숙박시설이나 식사를 할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 등 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역 숙박업계와 요식업계에 따르면 일부 모텔은 예약이 몰리는 밸런타인데이에 2-3만원의 성수기 할증 요금을 붙이고 일부 레스토랑은 값비싼 특별 한정 세트 메뉴를 출시하며 손님을 끌어 모으고 있다. 과열된 밸런타인데이 경쟁이 특별상품 출시를 넘어 과도한 상술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술이 기념일에 예민한 청소년들의 소비심리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성인에 비해 과시욕이 강한 청소년들이 기념일에 화려한 선물을 해야만 또래집단에 인정받는다는 심리를 가졌다고 분석한다. 비싸고 화려한 선물을 이성친구에게 선물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기념일마다 평소 소비 패턴을 넘어서는 큰 돈을 지출하게 되고, 이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잘못된 소비 습관을 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밸런타인 특수를 노리고 출시된 상품 중 많은 수가 가격 대비 품질이 좋지 못하지만, 청소년들은 외관과 가격만을 보고 제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업계의 자정작용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강난숙 대전소비자연맹 회장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밸런타인데이는 이미 어버이날처럼 `반드시 챙겨야 하는` 의례적인 날로 자리잡았다"며 "밸런타인데이의 경우 제품 가격이 평소보다 매우 비싸지고 가격 대비 물건의 품질도 좋지 않은 경향이 있다. 청소년들이 밸런타인데이의 주 소비계층인 만큼 업체 스스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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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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