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ℓ당 1367원… 2년만에 14% 하락 메르스 사태 여파 대중교통 이용객은 감소

대전 중구 용두동에서 서구 둔산동으로 출·퇴근하는 오모씨. 오씨는 지난해 9월 오랜 출퇴근 수단이었던 B.M.W (Bus, Metro, Walking)를 포기하고 자가용 출퇴근을 재개했다. 지난 2014년 기름 값에 대한 부담으로 자가용 이용을 포기하고 버스, 지하철, 도보를 이용해 출퇴근 한 지 1년 여 만에 예전의 출근 수단으로 전환한 것이다. 오씨는 "예전에는 기름 값이 비싸 자가용 이용이 꺼려졌지만 요즘에는 할 만한 수준"이라며 "차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오씨의 경우처럼 대전지역에서 대중교통 이용을 접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시민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마을버스, 도시철도, 택시 등 대중교통의 지난해 이용률은 지난 2014년에 비해 많게는 4.2%, 적게는 0.8%씩 감소했다. 이 같은 대중교통 이용량 감소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자가용 유류비 하락이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대중교통 중 최근 2년간 이용객 감소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마을 버스다. 지난 2014년 206만 4000명에서 지난해 197만 7000명으로 전체의 4.2% (8만 7000명) 가량이 줄었다.

지역내 운행하는 대중교통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시내버스는 이용객 감소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4년 1억 6170만 9000명에서 지난해 1억 5522만 4000 명으로 648만 5000명이 감소했다. 이용객 수 비율로 따지면 4% 가량이 줄은 것이다. 시내버스의 일 평균 이용객은 지난 2014년 44만 3000만에서 지난해 42만 5000명으로 2만 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5년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후 버스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하던 것과 비교할 때 대조적이다.

시내버스와 함께 '시민의 발' 역할을 맡아 온 도시철도의 이용객 역시 줄었다. 지난해 4086만 6000명에서 4042만 5000명으로 전체의 1.1%인 44만 1000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와 함께 택시의 경우 지난 2014년 1억 1154만 5000명에서 지난해 1억 1067만 9000명으로 전체의 0.8%가 줄어 가장 적은 감소 폭을 보였다.

이 같은 대중교통 이용량 감소에 대해 시는 지난해 전국을 강타했던 메르스 사태를 비롯해 유가 하락, 자가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유가하락이라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대전지역 유가는 지난 2014년 ℓ당 1592원에서 1367원으로 14.1% 가량 하락했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승용차 증가와 맞물리며 대중교통 이용률 감소로 이어졌다. 최근 2년간 대전의 자동차 수(승용차 기준)는 지난 2014년 50만 8000대에서 지난해 52만 1000대로 2.4% 가량 증가했다. 이와 함께 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교통 시책 등 역시 대중교통 이용량 감소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이용객이 줄은 반면 최근 2년간 지역의 휘발유 판매량은 전국 평균의 2배인 10.4%가 늘었다"며 "이는 대전이 승용차를 이용하기 편한 도시라는 반증"이라고 피력했다. 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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