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지음·한국경제신문·464쪽·1만6000원

무엇인가에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순응하는 것과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 순응이 이미 잘 닦여진 길을 따라가며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독창성이란 시류와는 동떨어진, 인적이 드문 길을 선택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추구하고 결국 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완전히 독창적인 것은 없다. 우리는 주변을 둘러싼 세상에서 끊임없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독창성이란 특정 분야에서 비교적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능력, 그런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고 볼 수 있다.

와튼스쿨의 최연소 종신교수이자 4년 연속 최우수강의평가상을 받은 조직심리학 교수 애덤 그랜트는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참신한 독창성이나 창의력을 지닌 사람을 `오리지널(original)`이라고 칭한다.

이들이 발휘하는 독창성의 가장 큰 특성은 현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결심이며 이는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늘 봐온 익숙한 것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되는 것이다.

지난 해 월간지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목록에서 1위를 차지한 와비파커는 안경을 쓰는 4명의 학생이 너무 비싼 안경가격 때문에 몇 년이고 망가진 안경을 그대로 쓸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의문을 던진 것에서 출발했다. 2008년 당시 안경 산업계는 이탈리아의 명품 안경 제조업체 `룩소티카`가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안경 가격 또한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이들은 신발이 온라인으로 판매되듯 안경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 동안 매장에서 안경을 직접 써보고 구매해온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로 들렸다. 하지만 이 시도는 적중했고 와비파커는 첫해 판매 목표치를 한달도 안돼 달성했다.

불가능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대세를 거스른 이들이지만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들 또한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끊임없이 성공여부에 의구심을 품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이들 모두 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동안 인턴십을 시작했고 창업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놓았다.

저자는 와비파커를 비롯해 사업, 정치, 과학, 예술 등 각각의 분야에서 독창성을 발휘하고 세상을 변화시킨 이들 중에 강한 확신을 지니고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은 드물다고 지적한다. 겉으로는 대담하고 자신만만해 보일 수 있지만 그들도 두려움과 우유부단함, 회의감에 시달리며 위험을 회피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의 기업가일수록 추진하는 사업이 끝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고위험 투자를 할 경우 다른 투자에서는 안전한 투자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처럼 성공한 이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한 분야에 위험을 감수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신중하게 처신해 위험을 상쇄시켜 버린다.

창시자, 원조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사실은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도전`이라는 과제에 직면했을 때 순응보다는 독창성의 길을 택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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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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