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희망부지 여론조사 결과 시민 57% 지지 철도公 "요청 단체 난립… 조형물 설치 불가능"

한국철도공사가 아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제동을 걸었다. 시민들은 아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 후보지로 온양온천역 광장을 가장 선호했지만 광장을 소유한 한국철도공사가 부지 제공을 불허했다. 평화의 소녀상 아산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한국철도공사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추진위는 시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5일까지 아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 장소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총 979명이 여론조사에 참여한 결과 건립 장소로 온양온천역 광장을 꼽은 비율이 57%(558명)로 가장 높았다. 신정호 잔디광장과 아산시청 광장은 각각 28.4%(278명), 14.6%(143명)로 뒤를 이었다. 추진위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온양온천역 광장은 한국철도공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여론조사에 명기 했지만 절반을 넘는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온양온천역 광장을 선택했다. 온양온천역 광장은 접근성, 상징성, 개방성이 월등해 시민들 선호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시민들 열망에도 온양온천역 광장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사실상 무산됐다. 추진위가 요청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 부지 제공 협조를 한국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가 거부한 탓이다. 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전국의 역 마다 수 많은 단체에서 조형물 설치를 문의한다"며 "한 곳을 승인할 경우 다른 곳들에 통제가 안 돼 아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 부지 제공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온양온천역 광장 아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 부지 제공 불가 결정에 다른 외부 요인은 전혀 없다고 덧붙혔다.

박진용 추진위 집행위원장은 "한국철도공사의 불허 결정으로 아산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고 원했던 공간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 못하게 돼 매우 유감"이라며 "아쉽지만 차선책으로 신정호 잔디광장에 아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산 평화의 소녀상은 세계 여성의 날인 다음달 8일 개막을 위해 소녀상 원작자인 김운성·김서경 부부 작가가 제작 중이다. 추진위는 개막식에 맞춰 3월 7일 롯데시네마 아산터미널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생한 피해 삶을 담은 영화 '귀향'의 시사회도 갖는다. 개막식에는 아산 태생의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 등도 참석 예정이다. 5000만 원 목표로 진행중인 아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 모금액은 이달 초 3200만 원을 넘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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