郡, 예산 부족 이유로 보도 블록 파손·침하 등 방치 안내판 음성서비스 없어 외국인·시각장애인 불편

[부여]부여가 백제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관광지에서 세계유산등재문화재를 보유한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탈바꿈했지만 관광객 편의를 위한 배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11일 부여군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부여는 백제역사문화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명성을 이어오다 지난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8개의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부여나성, 정림사지, 백제왕릉원 등 4개 지구를 보유한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부여군은 세계적 관광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거듭나고자 세계유산 활용방안 실행시책을 중점관리할 수 있는 전담부서를 신설, 다양한 콘텐츠 개발 및 국비확보에 나서는 한편 기존 추진해오던 도시환경정책, 경제교통정책, 문화관광정책 등도 세계유산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특히 지역관광자원의 ICT융복합 추진, 신 지역문화관광 콘텐츠 개발, 새로운 지역관광 및 생활인프라 구축 등으로 대변되는 부여군의 문화관광정책은 세계유산등재도시의 맞춤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좋은 정책들이 추진된다 해도 문제점이 노출되었을 때 이를 통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흡하거나 관광객 배려가 부족했을 때에는 결코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어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구호에 그칠 수 있다. 실례로 부여 관광지 안내판의 NFC(비접촉식근거리 무선통신 모듈)와 QR코드 작동시 음성서비스가 안돼 외국인 관광객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고, 부소산성 사자루에서 고란사까지 계단은 노면 상태가 거친 데다 불규칙해 사고위험이 높을 뿐만아니라 자칫 사고시 매우 큰 부상이 우려됨에도 예산상의 이유를 들어 방치, 이용객 배려에 인색함을 보여주고 있다.

정림사지는 관광객 동선 노면 일부가 비온 후나 눈이 녹은 후 배수가 잘 안돼 미끄러워 걷기에 불편하고 잔디밭 배수로와 배수구의 높이 차이로 빗물의 원활한 배수가 안되는가 하면 휴식할 수 있는 야외 의자 부족, 보도 블록 파손 및 침하, 볼라드 파손, 접근성이 떨어진 안내판 위치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처럼 관광객 편의를 위한 배려가 미흡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도여서 보수 및 보완 대책이 시급함에도 부여군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불 구경 하듯 하는 상황이다.

많은 예산이 필요하면 이해되지만 그다지 많지 않은 예산이 필요함에도 예산 탓만 한다면 시스템에 문제가 있거나 관광 기본정책에 문제점이 있지 않냐는 여론이다.

주민 이 모씨(58)는 "부여군이 세계유산도시라는 구호를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관광객 편의를 위한 배려가 미흡하다면 결국 세계적인 관광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면서 "관광정책의 기초부터 착실하게 다진 뒤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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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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