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로렐은 그런 치타와의 경쟁을 즐겼다.로렐은 본디 야생동물을 가축화시키는 것을 좋아하지않았다. 야생짐승은 야생짐승답게 산림이나 초원에서 자유롭게 살아야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치타 팜도 로렐의 지프와 초원에서 달리기 경쟁을 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로렐이 지프를 타고 밖으로 나가면 얼른 따라왔고 미첼도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로렐은 사흘에 한번쯤은 팜과 경주를 했는데 그 경주에서 팜에게 이기기는 힘들었다. 팜은 차츰 성장하자 시속 80㎞이상을 달릴 수 있었다. 다 성장한 치타는 시속 110㎞까지도 달릴 수 있는 법이었다.

그러나 지프는 그게 어려웠다.초원은 훌륭한 경기장이기는 했으나 여기저기에 두더지 들쥐들이 파놓은 구멍이 있었고 흰개미들이 쌓아올려놓은 둔턱이 있었다. 구멍에 바퀴가 빠질 위험도 있었고 단단한 흰개미의 둔턱은 높이가 1m나 되기도 했는데 그런 장애물에 부딪치면 위험했다.

그래서 가끔 사고가 일어나 지프가 고장나거나 로렐이 다칠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때는 팜은 얼른 관리사무소로 달려가 다른 차와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

생후 1년이 지나자 팜은 단지 초원에서 지프와의 경쟁을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팜은 다른 야생동물들과도 경쟁을 했다. 특히 소형영양인 임팔라나 카젤들과 경쟁을 했다.야생동물이 갖고있는 살육본능이 되살아난 것 같았다.

팜은 지프와 경쟁을 하고있다가도 인근에 카젤들이 도망가고 있는 것을 보면 경쟁상대를 그쪽으로 바꿔 달려갔다.

팜은 그런 경쟁에서 이겨 도망가는 카젤의 등에 타서 쓰러뜨리기도 했으나 처음에는 그 상대를 죽이거나 잡아먹지않았다. 먹이의 대상이 될 카젤을 쓰러뜨려놓고 그건 어떻게 처리할 줄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그동안 사냥을 한 적이 없었기때문이었다.

"임마 먹이를 잡았으면 죽여서 고기를 뜯어먹어야지"

로렐이 고함을 질렀으나 팜이 자기가 잡은 먹이를 처리할 수 있을때까지는 황당한 시간과 경험이 필요했었다.

야생짐승은 야생짐승답게 살아야된다는 것이 로렐의 생각이었기에 로렐은 팜이 사람들이 주는 먹이만을 먹지않고 스스로 먹이를 잡도록 자유롭게 놓아주었다. 그래서 팜은 로렐의 관사에서 쫓겨나가 그 인근 초원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사냥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주 멀리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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