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철도교통의 중요지로 경부선에 호남선이 분기되면서 타국인에 의해 인위적으로 시작된 계획도시이다. 이러한 도시가 시작하기 위해서 우선 설정되는 것이 도시의 기준점인 도로원표(道路元標)이다. 이는 주요도시간의 도로상의 거리를 표시하는 표석으로 대전의 도로원표는 당초 1번 국도와 4번 국도가 마주치는 서대전 삼거리에 있었다. 처음 도로원표가 지정되던 해인 1914년에야 비로소 대전은 행정구역상으로 `대전면`으로 설정되었고, 사진자료에 의하면 본정(本町) 입구에 높이 3m 정도의 네모긴 말뚝에 `이정원표(里程元標) 충청남도 대전(忠淸南道 大田)`이라고 쓴 팻말이 역전광장 남측 입구에 있었으나, 언제부터 세운 것인지 알 수 없다.

당시 대전의 동쪽인 대전역 뒤편은 대동천을 따라 동정이라 불리고, 지금 둔산이 있는 북쪽은 대전형무소편으로 중촌정(中村町:목동, 중촌동), 북정, 용두정, 서쪽은 유정, 목척교를 중심으로 대전역편은 춘일정(삼성동), 도청 부근(옛 목척리)은 춘일2정과 대흥정으로 불렸으며, 대전역에서 산내편으로 천정(泉町)까지를 `본정`이라고 하였다. 이 후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1962년 `조선도로법`을 폐지하고 새로운 `도로법`을 시행하고, 1970년 고속국도가 개통되면서 전국적으로 도로원표 표지석을 설치하기 시작한 때에 서대전 삼거리인 육군병참학교 옆으로 이전 설치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도로법 시행령 제50조 (도로원표)에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시 및 군에 각 1개를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의 지하도시철도 서대전 네거리역 1,2번 출구 사이에 있던 도시원표를 장래 도시발전에 따라, 훼손 우려 등으로 존치가 어려워 상징성이 높고 시민이용이 편리한 대전시청 동문입구에 2001년 3월 20일 이전 설치하였다. 도로원표에는 `본 도로원표의 진위치는 이곳으로부터 남동쪽방향 3.2km떨어진 서대전 네거리이며, 진(眞)원표의 좌표는 동경 127도 24분 42초, 북위 36도 19분 10초 지점입니다` 라고 씌어져 있으며, 이곳에서 서울 177, 청주 37, 익산 89, 전주 91, 수원 134, 대구 153, 광주 200, 경주 256, 목포 285, 부산 299km라고 표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서대전 네거리에 있던 도로원표에서부터 시작해야 `대전에서 유성까지는 8km`라는 이야기가 맞다.

유병우 씨엔유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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