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1932년이라면 동아프리카 세렝게티초원에 수렵관리소가 설치되어 야생동물보호업무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래서 새로 임명된 수렵관리관 캠프팀 로렐이 관내 초원을 순찰하고 있었는데 저쪽 초원에 임팔라 한 마리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임팔라는 엷은 황갈색 몸이 기름을 바른듯이 반드르한 예쁜 영양이었다. 모습만 멋질뿐만아니라 깡충깡충 뛰어오르면서 달리는 속도가 그 어느 영양보다도 민첩하고 빨랐다.

임팔라는 저쪽 바위산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짐승을 보고 있었는데 별로 경계를 하지않았다. 그 임팔라는 젊은 수컷이었는데 아직도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포식동물들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임팔라를 보고 다가오는 동물은 고양이종류같았는데 덩치는 표범만했으나 표범과는 달랐다.고기도 비슷했고 몸의 무늬도 비슷했으나 그 짐승은 표범이 아니었다. 그 짐승은 치타였다.

치타는 표범에 비하면 덩치가 길었고 날렵했다. 대가리가 표범보다 작았고 다리들이 길었고 몸이 날렵했다.

"이것 봐라"

캡틴 로렐이 흥미를 느꼈다. 임팔라는 치타가 천천히 50m앞까지 접근해와도 도망가지 않았다. 네까짓 것이 뭘하겠다는 태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임팔라는 그곳에 사는 초식동물들중에서는 가장 민첩하고 빠른 챔피언이었다. 가볍게 2 ~3m를 뛰어오르면서 주위를 보고 방향을 정해 달리는데 그 녀석을 추격할 수 있는 포식동물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상대가 치타였다. 아프리카에 사는 포식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짐승들중에서 가장 빠르다는 소문이었다.

그런대로 젊은 임팔라는 거리가 50m로 단축되었는데 도망가지 않았다. 자기의 실력만을 믿고 상대의 실력을 모르는 것 같았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치타가 뛰기시작했다. 출발점부터 전 스피드를 내는 단거리선수의 폭발적인 스타트였다.

그제야 공중 3m 높이로 뛰어오른 임팔라는 공중에서 그런 치타의 스타트를 보고 그대로 전속력으로 깡충깡충 도망가기시작했다. 한번 도약으로 6~7m를 날라가는 스피드였다. 임팔라는 고공으로 높이 날아가고 있었다. 추격해오는 포식자가 사자나 표범같았으면 승패는 거기서 끝났을 것이었다. 사자나 표범은 고공을 날아가는 도망자는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상대는 사자나 표범이 아니고 치타였다. 치타는 긴 네다리를 쭉쭉 뻗으면서 얕게 수평으로 직선으로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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