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군졸들이 긴장하고있는 이유는 오랑캐들때문이 아니었다.오랑캐란 두만강 북쪽에 있는 소수민족을 가르키는 말이었는데 그들은 최근에 이쪽 경비가 단단하다는 것을 알고 침범을 하지 않았다. 군졸들이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범때문이었다. 군졸들은 이건 군사비밀이니 꼭 비밀로 해달라면서 나흘전에 초소에 근무하는 군졸 한사람이 범에게 물려갔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무장을 하고 있는 군졸이 범에게 물려갔다면 창피한 일이었음으로 상부는 그걸 비밀로 부쳤으나 사실은 사실이었다.

그때는 한밤중이었는데 군졸 서너사람이 용변을 보려고 초소밖으로 나갔다. 용변을 볼 변소가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군졸들은 각기 흩어져 풀밭에서 용변을 봤는데 그때 군졸들은 악하는 비명소리를 들었다.짧은 비명소리였는데 그리로 가보니 용변을 보던 군졸 한사람이 없었다. 핏자국이 있었고 짐승의 발자국도 있었다. 거대한 매화무늬의 발자국이었으니 시베리아대호인 것 같았다.

어둠속에서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던 범은 냄새로 풀밭에 사랑이 앉아있는 것을 감지하고 바로 덤벼들어 목덜미를 물고 도망가버린 것 같았다. 몸무게가 4백kg나 되는 거대한 시베리아범에게는 목덜미룰 물려 버둥거리는 사람따위는 큰 짐이 되지 않았다.

초소에 근무하던 군졸들이 모두 나와 발자국을 추적해보니 그곳에서 백m쯤 떨어진 숲속에 물려간 군졸의 시신이 있었다.이미 굵은 뼈만 남아있는 시신이었다. 군졸들은 다음날 새벽부터 그 범의 발자국을 추적했으나 소용없었다. 광대한 무산의 삼림을 돌아다니는 범을 어떻게 잡겠는가.

더 나쁜 일도 일어났다. 보통 무산에서 사는 범같으면 그들이 사람을 잡아먹은 곳에는 당분간 돌아오지않는 법이었다. 그건 범들은 사람들이 복수심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있기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시베리아범은 밤이 되면 그 초소인근을 돌아다녔다. 그놈은 자가기 사람을 잡아먹은 곳에 다시 나타나 역시 용변을 보고있던 군졸을 습격했다. 다행히 그때는 여러사람들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범은 군졸을 잡아가지못했으나 그후에도 계속 초소인근을 돌아다니고 있었다.범은 초소 인근을 사냥터로 알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군졸들은 강원도포수들이 추적하고 있는 범이 바로 그 범이라고 말했다. 발바닥이 그렇게 큰 범은 달리 있지않을것이라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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