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 46 대전 은행동 와와돈-일본식돈가스

한 때 "나 칼 질 하러 간다"며 으스대던 적이 있다. 경양식 집에 가서 돈가스나 햄버거스테이크를 먹는 게 큰 자랑거리였다. 고기망치로 두들겨 얇게 편 돼지고기를 빵가루에 입혀 기름에 튀겨낸 돈가스는 맛의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튀김옷의 바삭함, 돼지고기의 고소함, 소스의 감칠맛은 어찌 그리도 궁합이 잘 맞는지 연신 폭풍흡입을 했다. 몇 번 집어 먹은 것 같지도 않은 데 어느 새 빈 접시를 보고 있노라면 `돈가스 양은 왜 이리 적은거지`하면서 아쉬워했던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고기를 얇게 편 돈가스가 유행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살이 도톰한 일본식 돈가스를 찾는 식객들이 늘어났다. 대전에도 유명한 일본식 돈가스 전문점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집으로 은행동에 위치한 와와돈(대표 고무영)을 첫 손에 꼽는다. 돈가스 프랜차이즈가 범람하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13년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집의 비결은 바삭한 식감이다. 돈가스에 기름기가 없어 바삭한 식감이 남다르고, 무엇보다 느끼함이 없다. 씹었을 때 바삭한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기름의 신선도가 좋아 돈가스에서 쩐내가 나지 않는다.

튀김옷도 거칠지 않아 입안에 한 점을 넣고 오물거리면 부드러운 돼지고기 안심과 튀김옷의 고소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돈가스를 찍어먹는 소스도 맛이 강하지 않다.

이 집은 국내 최상급 냉장육만 사용한다. 안심(히레)은 50g짜리 세 쪽, 등심(로스)은 140-150g짜리 고기를 쓴다. 고기 자체의 부드러움을 위해 냉장고에서 2-3일 정도 숙성을 시킨다. 적당히 숙성시킨 돼지고기를 매일 아침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 차례로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힌다.

달걀의 비린내와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잡아주기 위해 달걀물에 곱게 간 마늘을 넣는다. 이 집은 튀김옷이 유난히 고기에 잘 밀착이 되어 있다. 그 이유를 물으니 튀김옷이 고기에 잘 밀착되기 위해서는 달걀물을 얼마나 부드럽게 푸느냐에 달려 있단다. 달걀물의 점성이 완전히 제거된 뒤에 튀김옷을 입혀야 고기와의 밀착도가 높아진다.

돈가스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튀김온도와 튀김시간. 이 집은 로스가스의 경우 3분, 히레가스의 경우 정확하게 2분40초를 튀긴다. 튀김온도는 섭씨 170도 정도. 시간과 튀김온도를 정확히 했을 때 기름기가 전혀 남지 않는 바삭한 돈가스 식감이 살아난다.

이 집 소스는 깔끔하다. 사과, 바나나 등 과일과 양파 등 채소를 갈아 우스타소스, 토마토케찹, 칠리소스와 섞는데 우스타소스 특유의 향이 올라오면서 입에 거슬리지 않는 맛이다. 양배추 샐러드에 들어가는 레몬간장소스도 새콤함과 깔끔함의 균형점을 잘 잡고 있다.

△주소:대전시 중구 중앙로 170번길 28(은행동 53-12)

△전화번호:042(226)0960

△메뉴:히레가스 8500원, 로스가스 7500원, 철판돈가스 8000원, 모짜렐라치즈롤 8500원

△영업시간:오전11시-오후10시(연중무휴)

△테이블:4인용 27개

△주차장:주변 유료주차장 이용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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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돈의 돈가스는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자랑한다. 사진은 히레가스(위)와 모짜렐라치즈롤.
와와돈의 돈가스는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자랑한다. 사진은 히레가스(위)와 모짜렐라치즈롤.

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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